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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찐테크 Feb 07. 2023

1억을 모으기까지, 2년 3개월


23년 1월



직장생활 만 2년 3개월차가 되던 달 정확히 1억을 모았다. 1억이란 돈을 모으고 나면 굉장히 기쁘거나 뿌듯할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단 무덤덤하다.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돈이 아니라 차곡차곡 모아왔던 돈이기에 그런게 아닐까 싶다.



처음 취업을 했을 때 3년 간 1억을 모으겠다는 목표로 달려왔다. 왜 꼭 1억이었는지는 모르겠다. 보통 사회초년생에게 일단 1억은 모으라고 하고 1억이란 돈이 상징적인 숫자이기에 자연스럽게 1억 모으기를 목표로 했던 것 같다.



3년은 걸릴거라는 예상과 달리 2년 3개월 만에 1억 모으기를 조기 달성했다. 9개월이나 시기를 앞당길 수 있었던 것은 두 가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첫째, 높은 저축률



우선 소득을 생각했을 때 1년에 3,300만원을 모으는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다만 전제조건은 소비 수준을 늘리지 않는 것이었다. 보통 직장인이 되어 돈을 벌기 시작하면 학생 때 알바나 용돈으로 들어오던 금액의 몇 배가 월급으로 들어오기에 씀씀이가 커진다. 하지만 나는 소비 수준을 크게 늘리지 않았다. 학생 때에 비하면 조금 더 소비를 많이 하긴 했지만 항상 최대한 일정한 금액을 저축하고자 했다. 성과급처럼 목돈이 들어올 때는 10% 내외로만 지출을 하고 나머지 금액은 모두 저축했다.



다행히 부모님 집에 같이 살아 월세나 공과금 등 주거비 지출이 없었고 코로나로 재택근무가 많고 약속 잡기도 어려웠던 덕에 소비를 많이 안하고 살 수 있었다.



지난 1년 간 내가 지켜온 평균 저축률은 82%정도이다. 11, 12월에는 유난히 저축률이 낮았는데 결혼 비용 지출과 부모님 선물 때문이었다. 그런 큼직한 이벤트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말 높은 수준의 저축률을 유지해왔다.



둘째, 이직


높은 저축률도 한 몫했지만 이직도 큰 역할을 했다. 우선 이직 타이밍을 잘 잡은 덕에 전 회사에서 성과급을 두둑히 챙겨나올 수 있었다. 천만원이 넘는 성과급과 1월 한달 급여, 연차수당 등을 합하니 1월에 전직장에서 받은 원천징수액이 2천만원이 넘었다. 원천징수액에 들어가지 않는 퇴직금을 합치면 세후 수령액이 2천만원 정도였다. 그 덕에 22년 1,2월에 자산 총계가 급격하게 상승했다.



이직을 하면서 월 실수령액은 6~70만원 정도 늘어났다. 거기에 추가로 현금성 복지포인트가 있어 카드값 30만원과 교통비 정도를 제외하고 나머지 생활비는 모두 복지포인트로 사용해 저축액을 크게 늘릴 수 있었다. 한 달에 평균 4~60만원 정도를 제외하고 나머지 금액을 모두 저축하다 보니 이직하기 전 회사에서 받던 월급만큼을 모조리 다 저축할 수 있었다. 90%가 넘는 엄청난 저축률은 복지포인트 덕분이었다.



1억의 의미


그렇게 차곡차곡 모아온 덕에 총자산 1억을 달성했다. 1억이라는 돈이 참 웃긴게 어떻게 보면 크지만 어떻게 보면 작은 금액이다. 모으려면 몇 년이 걸리는 큰 돈이지만 집값이 아무리 떨어졌어도 서울에서 이 돈으로 내 집마련을 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계좌 속에 잔고 1억이 있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건 없지만 하나 확실한 건 마음이 든든하다. 만약 내가 천만원 밖에 없다면 최근처럼 주식, 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폭락할 때 여전히 먼발치에서 바라만 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은 투자를 할지 말지, 투자를 한다면 어디에 할지 선택권이 생겼고 내가 원한다면 실행에 옮길 수도 있다. 언제든지 내가 장전할 수 있는 총알이 있다는건 생각보다 큰 안정감을 준다.



처음 1억 모으기를 목표로 했을 땐 그 다음을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목표를 달성하고 나니 그 다음 목표는 자연스럽게 정해졌다. 여태까지 해왔던 것처럼 똑같이 묵묵히 시드머니를 모으고, 공부를 하고, 공부한 것을 실행으로 옮길 것이다. 올 한해가 지나면 내 자산이 얼마나 불어나있을지 행복한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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