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김여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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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군분투

by 헤비스톤 Mar 17. 2025


쿵, 쿵, 쿵


아내 발걸음 소리


아래층에서 신경 쓰이겠


쿵, 쿵, 쿵, 쿵,


점점 크게 들


내 가슴도 쿵쿵거린다



슬리퍼 신으세요


비싼 거 사드렸다



또각, 또각


경쾌한 발걸음 소리


밑집에 더 게 들리겠


또각, 또각, 또각


내 가슴도 또각거린다



안 되겠다


매트 깔아야겠다




연애 시절, 그녀의 걷는 모습은

유난히 힘차고 당당했다.

자신감 있는 모습, 그녀의

걸음 뒤로 행진곡이 흘렀다.


산행을 좋아한 나는 결혼 후

그녀에게 등산을 권유했고

그녀는 씩씩하게 산을 올랐다.

영남알프스 9봉을 3년 연속

올랐다.


백화점 가면 몇 개 층을

누비고 다닌다. 처음엔 따라

다녔지만 내 능력밖의 일임을

후로그녀가 쇼핑을

마칠 때까지 어디 구석에서

얌전히 기다린다.


얼마 전부터 거실에서 쿵쿵

소리가  내 귀에 들려왔다.

몸무게는 결혼 전보다

조금밖에 안 늘었는데 

무슨 워킹인가 배우더니

걸음걸이가 달라졌다.

아래층에 신경 쓰여서

부드러운 슬리퍼를

드렸더니 불편하다며

고무로 된 슬리퍼로

바꾸어왔다.


또각또각 소리가 났다.


안 되겠다, 매트 깔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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