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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별 Oct 15. 2021

버터플라이 라넌큘러스, 아시나요?

누구에게나 그만의 자리가 있다.


주부로 엄마로 나는 늘 바쁜데 내 이름은 한가했다. 오래 멈추었던 이름이기에 창업도 쓰기도 출발이 길고 어려웠다. 희망으로 읽히고 싶다. 오늘을 시작하기 위해 큰 용기가 필요했던 분들께 잔잔한 미소가 되는 글을 쓰고 싶다. 반짝일 날이 준비되어 있다고 전하고 싶다.


 아침마다 꽃 곁을 지난다.

 햇살 좋은 아침이면 가게 문 열기를 미루고 모든 꽃에게 느리게 인사와 환호를 남기고 싶다.

어쩐지 기죽어 보이는 왜소한 버터플라이

 하나하나 갖은 감탄사를 전하면서도 유독 눈이 가지 않던 꽃이 있다. 얼마 전에야 그 진가를 알게 된 버터플라이 라넌큘러스. 화려한 색상의 다른 꽃들 사이에 있을 때엔 몰랐다. 사장님께 이름 한번 여쭈어본 적 없다.


 해가 들지 않는 곳에 서니 어머나! 반짝이는 꽃잎에 볕이 반사되어 제대로 보지 못했었나 봐. 가게에 들어오니 더욱 반짝인다.

꽃말도 어쩜 이리! :  '나는 당신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애미야 계약금 두배로 주고 가게 취소해라!


 집에만 있던 내가 창업한다 하니 모두 걱정해주었다. 염려해주는 마음 감사한 일이다.

 게다가 코로나라니. 어머님께서는 이런 역병이 없었다며 계약금 2배를 주고라도 계약을 파기해야 한다 하셨다. 그래야 하는 건가 진심으로 고민했다. 파기로 손해 보는 돈과 망해서 손해 볼 수 있는 돈을 비교했다.


뭐? 창업? 지금? 무사한 거야?


 당연하다. 뉴스에는 만날 자영업 이야기가 나오고 살림도 어렵던 내가 창업이라니. 모두가 내 일처럼 걱정해주니 감사할 따름. 전화 붙잡고 내 무사함을 설명하기엔 길다. 그래서 쓴다. 나는 왜 이 작은 가게에서 버터플라이를 바라보며 '역시 창업하기 잘했어!' 생각하는지.


 누구에게나 반짝일 수 있는 그만의 시간과 공간이 있다. 나의 7평에서 배웠다. 나 자신에게도 남편에게도 아이들에게도 '왜 남들은!'으로 시작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무사하냐고? 아니, 안녕하지!


 엄마, 첫 창업, 코로나. 과연 무사할까? 무사함을 넘어서 안녕한 이야기. 차근차근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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