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는 시절 인연

by 온담


변호사 선임이 끝났다.

처음 상담받았던 로펌인데, 다른 두 곳을 더 상담받아봤지만 가장 신뢰가 간 곳이 처음 방문한 곳이었다.


변호사 선임할 때는, 나의 이야기를 얼마나 성의 있게 들어주는지, 고객 중심으로 생각하되 현실적 어려움도 잘 짚어주는지, 무엇보다 나를 위해 싸워줄 의지와 성의를 보이는지가 중요하다.


A로펌은 상담 때부터 내가 미리 제출한 이혼 사유서를 진지하게 읽고 상담에 임했고, 나의 케이스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세를 보였다.


현재는 전업주부이지만, 결혼 생활 내내 직장과 프리랜서, 사업을 하며 꾸준히 경제 활동을 하며 기여한 점, 초기 자산 형성에 월등히 많이 기여한 점, 이혼 사유가 남편의 폭력적 성향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재산 분할 7:3 이상을 목표로 전략을 수립했다. 외도나 학대 등 심각한 이혼 사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시기를 놓치면 이혼에 있어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10년 전에 배우자가 외도했는데, 지금 이혼을 청구한다면 그동안의 세월 동안 어느 정도 용서하고 수용한 것으로 보기 때문에 사건의 심각성이 희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는 더 이상 그와 말다툼을 하며 에너지를 소비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각자의 길을 걸어가는 여정에서 최대한 나와 아이들의 권리와 몫을 합리적으로 인정받겠다는 이성적인 생각만 들었다.


부부의 연은 어찌 보면 시절인연이다. 한 때 서로 사랑했지만, 결혼 생활은 현실적인 공동체 생활이다. 한 가정을 꾸려 공동체 생활을 하는 것의 실익보다 해가 더 많다면, 내 손으로 그 인연의 끈을 끊는 것이 옳은 결정일 수 있다.


더 이상은 사랑이나 들뜬 감정으로 부당한 생활을 이어갈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부부는 더욱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공동체 의식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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