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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스칼 May 30. 2021

A Better Tomorrow2

2015년 1월 13-14일(4-5일째)-하버시티, 란콰이퐁

맛집을 찾아서 간 훠궈 가게는 굉장히 넓고 사람들이 많았다. 이때까지 9명이나 되는 대가족 중에서 훠궈를 먹어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샤부샤부와 같은 음식이라고만 알고 있어서 다들 기대감이 있었다. 먼저 주문을 받는데 매운 냄비와 일반 냄비로 해서 시켰다. 음식은 죄다 중국 간체자로 적혀 있어서 다들 당황했다. 뭐라고 하는지 알 수가 없어서 일단 종업원에게 추천을 받았다. 이윽고 음식이 나왔는데 만두, 고기, 어묵, 채소, 옥수수, 햄 등이 나와서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사람들도 많고 다소 요란스럽게 들리는 광둥어 소리가 귓가에 맴돌고 보글보글 끓고 있는 훠궈 음식을 중간에 놓고 둘러앉아 젓가락질을 바삐 했다. 역시 마지막 밤의 마지막 저녁 식사의 선택은 탁월했다. 가운데 큰 냄비를 놓고 이것저것 넣어 먹으면서 다들 기분 좋게 식사하고 여행에 대한 마무리를 이야기했다. 


즐거웠던 훠궈 파티

처음 이렇게 가게 되어 많은 사람들을 챙겨야 하는 입장에서 부담이 다소 되었는데 밥 먹을 때나 카페에서 차 마실 때, 숙소에서 쉴 때에 돌아가며 어른들이 아이를 봐주고 동생들은 놀아주기도 해서 이에 대한 장점도 있었다. 대중교통만으로 이동을 하게 되니 서로 챙겨서 다녀야 했지만 무사히 이동하고 다녀서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가보지 않은 곳을 이렇게 가족들과 함께 간다는 것이 소중했고 무엇보다 첫 대가족 여행이면서 아이와 함께 한 여행인데 다행히 아프지 않아서 감사했다. 물론 안타까운 점은 있었다. 아내가 피크 트램을 타고난 뒤 핸드폰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한국에 돌아가면 새로 장만하기로 했다. 여행에 있어서 돌발상황은 생기기 마련인데 그래도 전반적으로 걱정보다는 즐겁게 끝난 여행이었다. 이렇게 여행의 밤이 마무리되었다.


홍콩에서의 마지막 꿀잠

밤이 지나 아침이 되자 거짓말처럼 우중충한 하늘은 저 너머로 사라지고 햇살 쨍쨍한 파란 하늘이 홍콩을 담고 있었다. 호텔에서 공항을 가기 위해 짐을 챙겨 내려오면서 괜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마지막 가는 날에 날씨가 이렇게 맑다니 말이다. 체크 아웃을 하고 셔틀버스를 이용해 홍콩 역으로 갔다. 그리고 공항 철도를 통해 공항에 도착했다. 수속을 밟고 비행기에 몸을 실어 청명한 하늘을 가로질러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무사히 첫 여행이 끝났다. 이번 여행에 있어서 우리들에게는 처음 떠난 대가족 여행이었고 아이와 함께 한 해외여행이었지만 아이에게는 솔직히 기억에 전혀 없을 것이다. 여행을 가고 후에 기억을 하려면 시간을 조금 더 두고 기다려야 할 것이고 이번 여행은 단지 사진 속에만 존재하는 여행이겠지만 이렇게 사진, 글로 남아 기록으로 담겨 아이에게 전해지면 이 또한 소중한 기억으로 만들어질 것임에 확신다. 우리 부부에게 있어서도 가족 여행을 준비하면서 첫 도전에 대한 자축이 되었고 건강하게 여행 다녀온 아이에 대해서도 감사함을 전한다. 그리고 우리가 이렇게 행복한 여행을 한 이후 홍콩은 민주화 운동으로 큰 진통과 아픔을 겪어야만 했다. 새로운 국가 체제 속에서 살아가는 홍콩 시민들의 꿈이 온전히 피어날 수 있기를 기도한다.

무사히 도착











마지막 홍콩 야경
영화에서 본 듯한 홍콩 거리
I LOVE HONGK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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