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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스칼 May 30. 2021

A Better Tomorrow

2015년 1월 13-14일(4-5일째)-하버시티, 란콰이퐁

우리 가족에게 있어서 처음 누려보는 넓은 호텔 방에서 일어나 여유롭게 아침을 맞이했다. 카지노가 즐비한 마카오의 행운을 잡고 싶은 욕망은 아이가 있다는 핑계로 대박의 꿈은 사라졌지만 행복한 여행의 4일째가 되었다. 밤새 편안한 잠을 청할 수 있었던 호텔도 역시 카지노가 지하에 거대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마카오에서 카지노가 합법화된 것은 1964년이다. 현재는 마카오 재정의 70% 정도를 카지노 산업이 차지하고 있다고 하는데 그러다 보니 마카오 시내로 들어오면서 갖가지 모양의 호텔들이 거대하게 자리 잡고 있었고 공사 중인 호텔들도 많아 보였다. 천만 관객이 선택한 영화로 우리에게 유명한 영화 '도둑들'(2012)에서 등장하는 배경지가 이 곳 마카오였다. 우리들은 카지노 슬롯머신을 돌리는 대신 드넓은 호텔 방에서 아이와 함께 여유를 만끽하며 호텔 안에서 아침 식사를 했다. 그리고 호텔 안을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내다가 체크아웃을 했다. 


홍콩으로 가는 페리

밖은 비는 그쳤지만 찌뿌둥한 하늘의 모습을 간직한 채 잔뜩 흐려있었다. 호텔에서 페리 선착장까지 호텔 버스를 타고 이동했다. 바로 탑승 수속을 하고 30분 전 페리에 올라탔다. 마카오에서 홍콩까지 걸리는 시간은 역시 1시간 정도로 오후 1시 30분에 출발한 배는 2시 30분이 되자 홍콩에 도착했다. 이날도 날씨가 흐렸기에 짧은 마카오에서의 1박 2일은 비가 내려 색감이 선명했던 유럽식 거리, 광장, 성당과 거대한 호텔 안의 기억이 전부였다. 아이가 있으니 밖에 나가서 돌아다니는 게 사실 부담스러웠던 날씨였다. 빗방울이 밤사이에는 조금 거칠어지고 바람도 불어서 쌀쌀한 날씨였기 때문이다. 아이는 다행히 아픈 곳 없이 페리를 탔다. 배 안에서도 똑같이 잠을 자서 배 멀미나 칭얼거림 없이 홍콩으로 발을 내디뎠다.


흔들리는 편안함

홍콩도 날씨는 흐리기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비가 내리지 않은 것에 대해 감사했다. 먼저 호텔로 가서 체크인을 하고 짐을 풀었다. 그리고 다소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다. 다들 흐린 날씨 속에서 뜨끈함이 필요했기에 완탕면을 먹기로 했다. 완탕면은 내가 사랑하는 요리 중 하나인데 면 요리를 좋아하는 나에게 홍콩 음식 중 무조건 상위권 음식이었다. 모처럼 맛집을 검색해서 완탕면 가게에 들어가 다들 주문을 했다. 얇은 피에 묵직한 만두소가 들어있는 만두와 고기, 진한 국물이 있고 간이 세지 않아서 그런지 다들 호호 불며 맛있게 먹었다. 물론 아이는 아직 먹질 못했다. 이런 외국 음식을 즐기는 것도 여행의 큰 즐거움인데 아이에게 있어서 이런 즐거움과 기억을 남기려면 아직 몇 년은 더 기다려야 했다. 몸을 든든히 채우고 난 뒤 오후 시간은 가족끼리 나뉘어서 각자 쇼핑도 하고 개인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그래서 나와 아내, 아이 1팀, 어머니와 남동생 1팀, 막내 외삼촌네 1팀 해서 저녁 먹기 전까지는 자유시간을 만끽했다.

홍콩 최고의 요리 완탕면












동생 패딩으로 싸맨 아이

나와 아내는 페리를 타고 하버 시티로 가서 스카이 라인을 갈수록 화려하게 만드는 홍콩의 빌딩들을 구경하기도 하고 MTR을 타고 센트럴 역으로 가서 홍콩 거리를 걸었다. 아이는 아기띠 안에서 얌전히 홍콩의 야경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홍콩은 교통 시설이 다양해서 버스, 지하철 외에 이층 버스, 전차, 페리 등도 있어 타볼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을 했다. 여행을 와서 새로운 것을 보는 것도 좋지만 아내와 아이와 함께 걸으면서 보내는 시간이 소중했다. 아이는 품에 안겨서 얌전히 잘 있었다. 약간의 기념품과 간식을 산 후에 저녁 먹기 위해 란콰이퐁으로 갔다. 란콰이퐁에는 맛집, 카페 등이 많은데 그중에서 마지막 홍콩의 밤을 보내기 위해 다 같이 훠궈를 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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