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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스칼 May 30. 2021

甛蜜蜜에서 賭神으로2

2015년 1월 12일(3일째)-마카오 세나도 광장 일대

먼저 성 도미니크 성당을 둘러보았다. 1587년 스페인 도미니크 수도회에서 지었다는 성당은 마카오 최초의 성당으로 400년이 훌쩍 지난 지금에도 보존이 잘 되어 있었다. 우리나라 성당과는 다른 따뜻한 느낌을 주는 파스텔톤 베이지색이 칠해져 있고 녹색 창문, 대문이 있어서 들어가 보니 경건하게 기도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찾아보니 1997년에 복구되어 현재까지 보존이 잘 되고 있다고 한다. 성당을 둘러본 후 세나도 성당과 더불어 마카오의 상징인 성 바울 성당 유적을 보러 가기로 했다. 가까운 거리라서 광장에서 10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였지만 갈수록 많아지는 여행객들과 좁은 길, 비가 오는 통에 여유를 부릴 수는 없었다. 성 바울 성당 유적으로 가는 길에는 에그타르트와 더불어 마카오의 명물 음식인 육포를 파는 곳이 많았다. 육포는 우리가 익히 알던 육포와는 다르게 두툼하고 향도 좀 있어서 씹는 맛과 감칠맛이 남달랐다. 육포와 아몬드 쿠키 향이 가득한 비 오는 골목길을 지나 나왔을 때 성 바울 성당 유적이 모습을 드러냈다. 


육포 거리

성 바울 성당 유적은 예수의 사도인 바울을 위해 지어진 것으로 현재는 앞모습만 남아있다. 오히려 그 앞모습만 남은 것 때문에 더 유명해지고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성당은 17세기에 지어졌는데 지어질 당시에는 크리스트교가 널리 퍼지지 않은 아시아에서는 굉장히 크게 지어진 성당이라고 한다. 근처에 있는 성 바울 대학 역시 지어질 때 동아시아의 첫 유럽 스타일의 대학이라고 알려져 이 곳이 크리스트교 전파의 최전방이었다는 게 실감 났다. 현재의 모습이 된 것은 1835년 화재로 인한 것으로 이때 지금 성당 앞모습과 그 일부가 남게 되었다고 한다. 전체 복원을 했어도 멋졌겠지만 이렇게 앞모습만이라도 굳건히 남아 마카오를 지키고 있는 것도 나쁘지 않은 듯하다. 우리가 을 때는 비가 내리고 있어서 청명한 하늘 밑에 있는 성당 유적이 아니라 아쉽긴 했다. 산개되는 빗방울 안개처럼 뿌옇게 우리 주변을 감싸고 있어서 성당 유적이 잘 안 나왔지만 패딩으로 감싸 안은 아이를 품에 안고 이곳에 온 기념을 남겼다. 


성 바울 성당 앞에서

그리고 인근 몬테 요새에 올라서 마카오 시내를 내려다보았다. 몬테 요새는 17세기 초에 만든 포르투갈의 요새인데 지금은 공원으로 남아 마카오 사람들과 우리 같은 여행객들에게 마카오 전경을 보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1662년 네덜란드가 호시탐탐 마카오를 노리고 공격해왔는데 예수회 선교사들과 더불어 수적 열세였던 마카오 군인들이 합심하여 물리쳤던 곳이라고 한다. 그렇게 구경을 한 후 다들 출출함을 느끼고 몸도 따뜻하게 녹이고자 광장 쪽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호텔로 가기 위해 택시를 잡았는데 비가 와서 사람들이 다 택시를 타는지 1시간 가까이 거리에서 서성거리다가 겨우 잡아서 호텔로 갈 수 있었다. 작은 유럽과 대비되게 카지노 도시로도 명성이 드높은 도시기에 우리가 묵은 호텔 역시 라스베이거스처럼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스위트룸에 시설은 매우 좋았다. 9명이라는 대가족이 움직이기에 이런 스위트룸에서 함께 묵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었다. 이렇게 좋은 가격으로 묵을 수 있었던 것은 밑에 카지노가 있기 때문에 그렇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대시설이 많은 초대형 호텔이기에 우리들은 비가 내려 아이를 데리고 다니기 조금은 불편한 날씨를 피해 호텔 안에서 돌아다니며 즐기기로 했다.


호텔 산책


인생 첫 초콜릿 아이스크림

체크인을 하고 짐을 푼 다음 우리 부부와 아이는 다른 가족들과 나뉘어 기웃기웃 거리며 산책을 했다. 호텔 안에는 카지노와 더불어 쇼핑몰도 잘 갖춰져 있어서 이곳을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안에는 따뜻했기에 아이스크림도 사서 살짝 아이가 맛보기도 했다. 인생 첫 아이스크림을 맛 본 아이의 눈은 당연히 휘둥그레지며 열렬히 아이스크림을 찾았다. 마카오에 와서 카지노에 들어가 한번 당기고 싶은 마음이 들지만 우린 아이가 있어서 우리 부부는 호텔 부대시설을 활용하며 카페도 가고 가게도 들어가 구경도 하면서 보내고 어른들은 마카오의 밤을 느끼러 가기도 했다. 대가족이 움직이니 같이 다닐 때도 있지만 이렇게 시간을 두어 각자 따로 다니는 시간을 두는 것도 좋은 시간 활용법이었다. 저녁식사는 호텔 지하에 있는 식당가를 찾아서 식사를 했다. 비가 와도 아이가 없으면 밖으로 나가 구경하거나 맛집을 찾거나 했겠지만 아이를 데리고 다녀야 해서 이런 상황에서는 장소에 맞는 기회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여행의 셋째 날, 마카오의 첫째 날이 저물어 갔다.


페리 선착장


성 도미니크 성당
성 바울 성당


지하 세계가 있던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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