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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스칼 May 31. 2021

Queen of the Orient

2017년 10월 1일(1일째)-상하이 푸둥 국제공항, 와이탄

인천 국제공항에서 출발하기 전날 나와 아내와 아이, 어머니는 동생이 사는 도시에 가서 같이 하룻밤을 묵고 출발하기로 했다. 이번에는 인천 국제공항까지 내 차로 운전하지 않고 그곳에서 공항버스로 이동하기로 했기에 오랜만에 동생 집에서 묵고 아침에 산뜻한 기분으로 여유 있는 출발을 하게 되었다. 아침 9시에 공항에 도착해 환전을 하고 출국 수속을 마쳤다. 중국은 교류도 많고 이웃나라지만 여행 가는 것도 비자가 있어야 해서 비자 발급을 받고 출국 수속할 때 확인하는 것이 다소 번거롭게 느껴졌다. 아이는 비행기 타는 것에 대해 기대감을 보였다. 2시간 정도 걸리는 비행시간이라 금방 도착했다. 그리고 시차 때문인지 도착했을 때는 1시간 정도만 차이가 났다. 상하이 푸둥 국제공항은 훙차오 공항과 더불어 상하이의 관문인데 나오자마자 열기가 확 느껴졌다. 입국 수속을 할 때 순서대로 수속을 밟아야 하는데 규칙을 모르는 아이는 아내가 먼저 나가자 울고 불면서 엄마 따라가고 싶다고 소리를 질러서 난감해서 더욱 땀이 났었다.


첫 중국 본토 여행

공항에서 상하이 시내까지는 자기 부상 열차를 타고 이동했다. 30km 정도 떨어진 시내까지 10분 내로 갈 수 있는 엄청난 속도를 자랑하는 열차였다. 푸둥 국제공항 터미널 2층에서 탑승할 수 있었는데 20분 정도 배차 간격이 있어서 그렇게 오래 기다리지 않고 탈 수 있었다. 최대 시속은 430km를 거뜬히 넘는 속도로 굉장히 빠르게 움직이고 곡선을 지날 때에는 원심력이 느껴지는 듯해서 타는 재미가 있었다. 이렇게 상하이 시내로 진입한 우리는 난징시루에 있는 숙소에서 체크 인을 하고 밖으로 나왔다. 10월 초입이었지만 한여름 같은 더위가 느껴져서 번화가로 걸음을 옮긴 우린 바로 열대 과일 주스를 사서 마셨다. 


국경절 상하이의 엄청난 인파

거리를 그저 둘러보기만 해도 상하이가 엄청 크다는 게 느껴졌다. 서울의 도심 거리보다 더 큰 듯했다. 비도 오고 국경절이라 어마어마한 인파에 는 아이를 계속 안고 다니니 강제 운동이 따로 없었다. 중국 최대 명절 중 하나인 국경절에 왜 돌아다니지 말라고 했는지 알듯했다. 거리를 걸어가는데 전부 사람들로 꽉 차 있어서 예전에 광화문 촛불 집회하는 정도의 규모를 느꼈다. 이게 중국 명절의 일상이라니 나중에는 무섭게 느껴지기도 했다. 중국 공안도 거리 질서 유지에 여념이 없었는지 단체로 줄을 서서 거리의 인파가 혼잡스럽지 않게 인간 신호등 역할을 했다. 구령에 맞추어 제복 입은 공안들이 줄을 세우고 맞추고 하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상하이의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는 와이탄에서 가장 가까운 난징둥루 역은 아예 정차를 안 하니 인민광장에서 내려 와이탄까지 걸어가는데 그 거리 속에서 압사당하는 줄 알았다. 아이를 놓칠세라 목마를 태우고 걸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축제도 아니고 시위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사람들이 다니는 것뿐인데 이 정도라니 너무 놀라웠지만 앞으로 인파로 인해 더 놀랄 일이 많다는 걸 이때는 몰랐었다. 


그들이 있는 한 혼잡은 없었다

와이탄에 도착해서 바라본 물론 상하이의 스카이라인은 밤에도 끝내주고 황홀하기까지 했다. 상하이를 관통하는 황푸 강 서쪽에 위치한 와이탄(外滩)은 홍콩 하버시티와 더불어 중국의 성장을 여실히 보여주는 야경 맛집이었다. 예전 제국주의 침략에 의한 조계지 당시의 르네상스, 바로크, 신고전주의풍 건물부터 지금 세워진 마천루들까지 다양한 건축물이 줄줄이 세워져 있으며 화려한 조명을 마음껏 뽐내고 있었다. 우리가 서있는 와이탄에 상하이의 과거가 있었다면 황푸강 너머로는 상하이의 미래가 빛나고 있었다. 중국이 자랑하는 동방명주, 진마오 타워, 상하이 세계금융센터, 상하이 타워 등이 밤하늘의 별까지 닿을 기세로 서있었다. 그 순간에는 옆에 누가 있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는지 생각나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구경한 지 별로 안되어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갑자기 더 굵어지길래 겨우 택시를 잡아 타고 숙소가 있는 난징시루에 와서 저녁을 먹었다. 비가 계속 내려 일단 택시에서 내린 다음 가까운 식당으로 갔다. 뭔가 느낌이 우리나라 김밥천국이나 신포우리만두처럼 다양한 요리를 파는 식당이었는데 퀄리티는 그보다 좋은 식당이었다. 중국어로 죄다 적혀 있어서 적당히 알아보는 한자로 몇 가지 주문해서 먹었다. 완탕면, 새우볶음밥, 전병 말이, 딤섬 등이 나와서 다행히 식사는 잘 마쳤다. 돌아오는 길에는 편의점에 들려서 각종 간식거리를 사서 들어왔다. 첫날부터 만치 않은 여행의 시작이었다.


인파에 지친 우리를 데리고 가는 택시 안

숙소는 호텔이 아닌 아파트를 독채로 빌려서 묵는 구조였는데 TV에 어린이 동영상이 나와서 그걸 틀어주고 어른들은 이것저것 정리하기에 수월지만 물이 안 맞는지 음식이 안 맞는지 아이의 볼이 오돌토돌하니 두드러기 같은 것이 올라와서 걱정되었다. 그래서 일단 우유와 빵을 거의 주식으로 주고 일단 중국 요리는 먼저 맛보고 아이가 먹을 수 있는 것은 조금씩 주었다아이도 조금 컸는지 여기가 외국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는 것 같았다. 중국 사람들의 생김새가 우리와 똑같으니까 처음에는 여기가 외국인지 잘 모르고 있다가 들려오는 말이나 하는 말이 중국어라서 못 알아듣는 게 속상했는지 지하철 타고 오면서 "도 중국어 하고 싶어."라고 해서 뭔가 낯설고 신기했다.


서울 같은 상하이 지하철


인파가 어마했던 난징둥루 보행가
상하이 푸둥지구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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