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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빛 Sep 24. 2024

네가 있던 자리

그리움

그동안 아들을 키운 게 저인줄 알았는데
오히려 제 곁에 있어준 것은 아들이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부모이기 때문에 아이에게 더 많이 주고 희생하며 살았는 줄 알았는데
사실 아이가 저에게 더 많은 것을 해줬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아이들이 우리보다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이 참아내고 더 많이 견뎌내면서

우리를 지켜주고 보듬어주고 위로해 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들의 자리에 앉아

잠시나마 아들이 되어보니

아들의 마음이 떠올라

문득 미안해지고 고마워지는 시간입니다.

 

아들은 제가 부모라는 이유로 엄마의 마음을 헤아리고 좀 더 이해하려고 노력했을 것입니다. 엄마이기 때문에 마냥 사랑했을 것입니다.

엄마가 부족해도 그정도는 괜찮다 넘어가줬을 것입니다.

엄마니까 다 괜찮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오히려 자신이 엄마에게 더 잘해야한다고 자책했을지도 모릅니다.

행여 자신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 마음아파했을지도 모릅니다.

부모의 기대를 맞추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아이의 마음도 모른 채 제 삶의 방식을 강요하고 제가 옳다 주장했던 그 모든 날들에 대해 미안합니다.

그런 못난 나를 그래도 사랑해준 아들에게 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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