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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빛 Dec 01. 2024

그저 견디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숨 쉬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내가 나를 먹여 살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버거운 날이었다.


하루 종일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의식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분주한 하루였다.


언제까지 나는 내 입에 풀칠을 하기 위해 이리 힘겨운 날들을 살아내야 하는 것일까?

이렇게 살지 않고 나의 삶을 잠시 중단하면 나는 정말 굶어 죽게 되는 것일까?


멈추면 그 순간,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재가 되는 것일까?


나는 그 누구도 아닌 나 스스로를 먹여 살리기 위해 아등바등 살아가고 있다.


꾹꾹 참아가면서 견디고 있다.


그게 너무 아프다.


그게 너무 애잔하고 슬프다.


이렇게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살아야만 생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절망스럽다.


치열함의 끈을 놓는 순간, 나는 날 것 그대로의 '나의 밥'을 걱정해야 한다.


밥과 나의 노동의 너무도 친밀하고 노골적인 관계가 나를 민망하게 한다.


가장 당연한 것임에도 너무나 껄끄럽다.


다소 궁색하다.


그러나 지극히 맞다.


오늘도 나는 나를 먹여 살려야 한다는 가장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이유로 살아갔다.


누가 내게 이렇게 말해주면 좋겠다.


그저 견디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숨 쉬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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