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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임 Sep 02. 2024

에필로그 | 세상에 쉬운 글은 없다


이번 브런치북은 기획부터 완전히 달랐습니다.

제 첫번째 브런치북 '오늘도 선택의 점을 이어갑니다' 처음부터 미리 목차를 만들도 글의 순서와 초고가 완성된 상태에서 매주 수정하고 편집한 후 최종본을 연재한 것과는 달리 '글감 복지 에세이'는 프롤로그에서 언급했듯이 평소에 머릿속을 떠돌던 글감, 그리고 불현듯 떠올랐지만 제대로 살을 붙이기 애매했던 글들을 모아서 기획했습니다. 하나의 주제로 세상에 공개하기엔 애매한 것도 있었고, 그렇다고 공개하지 않기엔 유기견 센터의 주인 잃은 강아지들처럼 신경이 계속 쓰였었거든요.

그래서 특별한 틀이 없는 것이 콘셉트이었습니다.

발행한 글들 중에는 털도 빗고 씻기고 상처도 치유해 제법 볼만한 글로 나간 녀석도 있었고, 나름 신경을 많이 썼음에도 예상보다 호응을 많이 얻지 못한 글도 있었습니다.


처음엔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어요.

하나의 주제아래 쓰여진 글이 아니라, 각자 독립적인 글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니까요. 처음부터 머리를 짜내서 커다란 주제 아래에 붙이지 않아도 된다는 자유로움 때문에 기획할 때는 쉬울 줄 알았습니다. 그러니까 글감 복지 에세이는 세컨드북 형식으로 연재하고 원래 연재하려고 했던 다른 브런치북을 메인으로 함께 연재해도 될 거 같은 자신감이 있었죠. 하지만 제 생각이 틀렸다는 걸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어요. 역시 세상에 쉬운 글은 없습니다. 열손가락을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듯이 어떤 글은 어렵고 어떤 글은 쉽고 이런 건 없더라고요. 머릿속에 떠도는 생각을 독자들의 세상으로 내보내는 것 자체가 굉장한 힘이 들어가는 작업이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보시면 아시겠지만, 이 브런치북을 연재하는 동안 동시에 함께 연재한 브런치북이 없습니다.- 아직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한 작은 글감들도 남아있지만, 그것들은 다른 글에서 녹여내는 방법을 택하기로 하고 '글감 복지 에세이'는 이쯤에서 마무리할까 합니다. 저에게는 실험적인 시도였고 글을 연재하는 과정에서 깨달은-에필로그에는 언급하지 않은-것들은 참고해서 새로운 브런치북에 반영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글감 복지 에세이'에 관심을 가지고 공감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저는 또 다른 새로운 브런치북으로 곧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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