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의 명절이 당신 손 끝에 남았을까
떨리는 손으로 만드신 오이소박이, 식혜
음식 하지 말라던 우리의 말들이 돌아섰다
한 번 더, 한 번 더
부디 한 해 더
한가위 기도 / 김경화
이제는 막지 않기로 했다.
미수의 나이
88세
쇠약해진 몸으로 기어코 물김치, 식혜, 오이소박이 등을 만드셨다
소리도 지르고 윽박도 질렀다.
고생하고 아프고를 반복하시니까
문득 얼마가 남았을까?
정말 그 오이소박이가
엄마의 식혜가
물김치가 먹고 싶으면 어쩌지?
나의 우주는 언제 사라질지 기약할 수 없다
그래도 막지 않기로 했다
"엄마 물김치 엄청 맛있게 되었다."
진짜 맛있어요.
엄마의 안도하는 기쁨이 보름달이다.
엄마 더 살자
엄마 감사해요
엄마 사랑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