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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영 Dec 30. 2023

내 이름 석자, 나에게 자랑스러운 내가 되기 까지

오늘의 인문학 낭송 (16분 35초)


오늘 김종원 작가님 인문학 글 낭송입니다

1. 경제적인 자유는 정신적인 자유 이후에 찾아온다

2. 풀리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의 언어

3. 타인을 낮추지 않고 품위를 지키며

말하려면 이걸 꼭 기억하라

4. 부모라면 반드시 더 늦기 전에 가져야 할

25가지 근사한 습관

5. 하루 한 장 365 인문학 달력

(16분 35초)


인간은 누구나 제대로 내 인생을 잘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하며 산다. 그러나 잘 사는 길을 따라 죽을 만큼의 실천에 옮기지 못해 잘 살고 싶은 방법만을 찾아 쉽게 이룰 수 있기만을 기대하는지 모른다. 좋은 게 있다는걸 알면서 늘 그 자리에 머물러있는 이유가 바로 그것을 말한다. 찾았으면 실행하고 실천하는 과정을 보낼 오늘 지금을 준비하는 사람은 그것을 하느라 더 많은 것을 찾아 떠나지 않고 그 자리에서 말없이 하며 산다.


나이 여든이 되신 친정 아빠께서 알려준 금목서와 은목서 나무를 발견하며 아빠가 지어 주신 이름 한자가 함께 찾아온다. 언니의 은자는  은이며 나는 구슬 주자에 방울 령이라는 흔치 않은 한자를 찾아 태어나는 딸들의 이름을 곱게 지어주신 부모의 마음이 향기 따라 날아온 것 같았기 때문이다.


우리 자매가 태어난 1969년과 1971 년 당시에는 령이라는 문자를 영으로 기재하는 관례가 많았고 란을 난이면 감사하지 다른 남으로 바꿔 기재한 경우라던가 입에서 나는 소리대로 혹은 모르는 어려운 한자라서 쓰기 쉬운 한자로 호적계 담당 기록자 마음대로 그렇게 누군가 써놓은 자신의 이름을 쓰며 살았던 옛날 방식의 미미한 사람들이 많았던 시절이었다는 걸 짐작해 볼 수 있다. 시대적 얕은 수준과 문화적 낮은 의식수준이 가리키는 현상의 일이 빈번했었다.


어쨌든 쇠 금 김가에 구슬과 은 방울처럼 세상에서 가장 예쁜 것들을 안고 자신의 삶을 잘 살라는 사랑으로 지으신 친정 아빠의 소망들이 이 나무의 향기를 따라 그려보며 함께 아파트 주변을 산책해 보았다. 그렇게 집안에 아들이 귀하던 시절 다시 태어난 딸인 여동생은 계집 희를 쓰며 태어난 순서대로 딸 세 명의 아빠와 엄마의 예쁜 방울들이 자신의 딸들과 자식으로 한 명씩 탄생했었다.  


청춘시절 영으로 기재된 이름자를 일상에서 령으로 쓰고 살며 시끄러운 방울 소리처럼 흔들리던 시절 같아 결혼 후 한자를 바로 잡아 바꾸는 일을 고민한 적 있으나 호적이 따라오는 길처럼 절차가 조금 복잡한 것 같아 다시 쓰인 대로 살아온 중년이 지나며 결국 이름석자의 맞고 틀림이 중요한 게 아니라 내 이름을 걸고 어떠한 내면과 정서를 품고 생각하며 사는 나 인가의 질문에 내가 바로서야 했다는 것을 삶의 질문으로 깨닫고 이해하는 나에게 가까워진다.


내 생각의 주인이 나여야만 하고 그 어떤 주변의 것에서도 내가 나를 바로 서게 할 수 있는 중심이며 온전한 자신이라는 것을 말이다. 매순간 생각하고 쓰고 말하는 지성의 글과 책을 보며 결국 무엇에서도 올바른 나를 찾을 수 있으며 그렇게 만나지는 탄탄한 내면의 세상은 서툰 일에서 나를 가꾸듯 수정하며 살게 돕는다.


이름을 바꾸고 그 이름만 가지고 사는 삶이 무슨 의미가 있나. 그 이름을 내게 주신 부모님의 깊은 날 쏟아주신 정성과 삶의 진한 강물처럼 내가 나를 지키며 사는 일상이 소중하다. 철저하게 자신을 관리하고 제어하는 아이의 마음으로 간직하며 사는 이름일 때 언제나 자랑스러운 나를 이 나라의 땅과 하늘과 이 겨레에 부끄럽지 않을 오직 나를 남기며 살아갈 내가 되어 피어날 테니까.


2023.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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