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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주영 Jan 02. 2024

삶이 깊을수록 내 삶이라서 더욱 눈이 부시는 거다

오늘의 인문학 낭송 (10분 10초)


오늘의 인문학 김종원 작가님 글 낭송 안내입니다

1.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지만 경제적인 부분 때문에 고민이라는 당신에게

2. 지친 삶에 귀한 힘을 주는 괴테의 9가지 말

3. 여러분 모두 지금까지 참 잘하셨어요

4. 여러분의 2024년을 빛낼 동그란 행운을 선물합니다

5. 하루 한 장 365 인문학 달력 아들과 엄마의 낭송


보고 듣는 움직임에 쉽게 휘둘리지 않는 중년의 일상


세상에 파도가 잠시 스칠 때가 있다. 내가 보고 싶은 세상에서 파도를 이기는 힘이란 내가 흔들리지 않을 내면의 중심과 같다.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말 혼자서 허공에 상상하듯 멀어져 가는 고요한 밤이 물러가고 깊은 새벽이 드리우는 먼 그림을 보다가 돌아서는 마음의 바람 하나가 묻고 가는 질문에 삶의 입이 무거워진다.


문자와 글이 보이는 것이 다른 것처럼 어느 날 펼쳐지는 낯선 풍경 또한 껍데기와 알맹이의 본질이 무엇일까 보이려는 것과 느껴지는 자의 진심이 선명하고 싶은 짙은 밤을 깨우는 새벽의 온기처럼 나의 오늘을 시작하라 한다. 내린다던 눈발이 바람에 싣고 차갑게 내리기 시작했다. 이런 날씨의 운행이 두렵긴 하나 차근히 그저 가다 보면 도착하겠지


같은 붐어빰이지만 한 번 맛보고 참 괜찮은 붕어빵 맛집을 찾았다. 그 후로 어른이 좋아하실만한 붕어빵 포차가 3일째 문을 열지 않고 있다. 눈이 내리는 길목 3번째 붕어빵을 파는 곳까지 눈길을 걸으며 가야만 했다. 두 번째 집 역시 첫 번째 집과 마찬가지로 30대 중반의 젏은 사장님이 돈가스 가게와 함께 병행 운영을 하는데 (오후 3 시) 이제 오후 장사를 준비한다고 해 사지 못 하고 마지막 세 번째 집까지 걷는다. 점점 보기 드문 슈퍼마켓과 함께 하는 할머니 사장님의 붕어빵 가격이 첫 번째 붕어빵 집과는 가격이 다르다. 팥붕어빵 2마리에 천 원이고 슈크림빵이 3마리에 2천 원이라 한 봉지는 네 마리 또 한 봉지는 아이들이 생각나 팥과 슈크림 빵을 따로 담다가 따끈한 한 마리는 내가 먹겠다고 하자 한 마리에 500 원 이라던 여든의 나이가 지긋해 보이는 할머니 사장님께서 계산하려다 말고 흔쾌히 사람을 이렇게 알아봐 주셨다.


“음, 한 마리는 그냥 먹어요”

“와, 역시 사장님이세요. 이 맛있는 서비스 정말 감사히 잘 먹고 기운 낼게요”


그렇게 따끈한 간식을 내게 주고서 눈길을 걸으며 다시 되돌아 붕어빵을 찾아 오후의 산책을 잘 다녀올 수 있었다. 다음날 환갑이 되는 형부의 생신이라 그곳에서 선택한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게 될지 눈이 내리는 정도에 따라 가능해졌다. 위치가 우리 동네를 지나 30 분쯤 달려서 있는 곳이라 여동생 가족이 친정 엄마를 모시고 와 나와 함께 가는 이동 노선이었다.


올 해의 첫눈답게 하루 종일 다행히 쌓이지는 않고 가득히 내려온다. 한 해 역시 지성 가득히 나와 가족에게 자랑스러운 중년의 길을 걸을 수 있었고 언제나 공간과 곁에 계신 하늘과 별 바람이 스치는 대지에 서게 하는 바로 당신 덕분에 진실로 가치 있는 나의 삶이라서 한시라도 그냥 보낼 수 없을 미칠 만큼 소중한 나날을 더없이 걷고 싶어지는 중년의 길을 따라 산책이 가능했었던 지난 1년을 보내고 이제 다른 1년을 시작하는 새해를 내가 맞이하는 오늘 하루가 멀지 않다.


그래. 나 내 인생답게 참 잘하고 있다.


2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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