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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 Feb 21. 2023

34화. ChatGPT(2)

 정보 시장, 기업용 ChatGPT

정보에 값이 매겨지는 시대


새로운 리포트를 원하는 기업이나 개인이 리서치 기관 등에 요구사항을 주고 결과물을 구매하는 것이 아닌, 개인 혹은 기업과 인공지능 챗봇과의 관계에 국한하여 생각해 본다.


리포트, e-Book 등의 정보를 사고파는 시장은 이미 생성되어 있다. 내가 특정 주제의 보고서를 만들고자 할 때, 관련 주제에 대한 리포트와 전자책을 구매하여 필요한 정보를 재구성하고 그 내용과 어울리는 PPT 템플릿을 구매하여 작성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물론, 이 과정에서 구매한 정보를 통해 얻은 시사점과 나의 생각을 통합한다.


ChatGPT의 등장으로 정보의 활용 형태, 비용지불구조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내가 쓰고자 하는 리포트에 대한 주제, 형태, 관점, 고객 등에 대한 상세 정보를 ChatGPT에 주며 리포트를 요구하고 대가를 지불하는 형태로 말이다. 여러 사이트의 정보를 찾고 여러 곳에서 구매하다, ChatGPT가 통합하여 제공하는 정보를 한번에 구매할 수 있다. (물론, 지금 ChatGPT의 정보 품질로 보면 단언할 수 없지만 그런 날이 오리라 본다.)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사용에 대한 요금을 부과하거나, 단순히 유료서비스와 무료서비스로 나누고 유료의 경우 구독료를 받는 형태가 일반적이겠으나, 제공되는 정보의 수준이나 분량에 따른 요금정책이 생겨날 수 있다. 특정 시점에 특정 사유로 인공지능 챗봇이 제공하는 정보를 원하는 구매자도 있으니. (이미 이런 서비스가 있는데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


기업용 ChatGPT


기업용(Enterprise version) ChatGPT를 생각해 본다. A기업의 업무 절차, 규칙 및 관련 노하우, 성공 및 실패 사례 등의 정보들을 가지고 있는 ChatGPT가 있다면, A기업 임직원들은 이를 활용하여 업무를 수행할 것이다.


이런 상상을 해 본다.


김 부장은 30년 근속의 베테랑 품질 전문가이다. 김 부장은 제조 현장에서 나온 데이터를 분석하여 불량의 원인이 되는 인자를 귀신같이 찾는다. 시스템이 제공하는 정보와 제조 공법, 설비 등의 노하우가 축적되어 답을 찾는다. 그가 답을 찾는 로직을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김 부장이 은퇴하면 이 노하우가 사라진다. 김 부장의 머릿속 로직을 인공지능에 심어 자산화할 수 있을까? 가능하다고 본다. 평소에 특정 시점의 데이터와 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찾아낸 핵심인자 등을 인공지능에 학습시키고 은퇴를 앞둔 마지막 1~2년은 지난 세월 근무하면서 얻은 노하우를 정리하여 인공지능에 학습시킨다. 그리고 기업은 댓가를 지불한다.


이러한 기업용 인공지능 챗봇이 ChatGPT와 같은 외부 인공지능 챗봇과 연계되어 기업 내부에서 활용된다면 어떠할까? (정보를 주고받을 때, 보안상 이슈가 없도록 하는 구조적/기술적 문제와 정보의 정확성 등에 대한 데이터 품질 이슈는 해결되었다 가정하고) A기업은 두 가지를 같이, 그러니까 내/외부 인공지능 챗봇을 통합하여 활용한다고 가정해 보자.


A기업 인공지능 챗봇에 업무 전문가들의 노하우가 쌓여가고 외부 인공지능 챗봇과 연계되어 내/외부 정보를 통합한 검색/질의/대화가 가능하다면? A기업과 같은 정보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기업과 A와의 경쟁력은 어떻게 달라질까?


인공지능과 챗봇을 열심히 연구하고 있는데

누군가는 ChatGPT를 출시한다.

그래서, ChatGPT를 잘 활용한다.


오징어게임을 만들어 히트를 쳤는데

누군가는 넷플릭스를 만든다.

그래서, 넷플릭스를 활용하여 그 안에서 제공될 콘텐츠를 잘 만들어 낸다.


1인당 명품소비 1위 국가이나

명품을 만들어 내지는 못한다.


다행인 것은, 우리가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이러한 문제에 대한 담론이 형성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누군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면 그것을 잘 활용하고 빠르게 쫓아가는 탁월한 능력을, 우리는 가지고 있다. 그 능력으로 여기까지 왔다. 그 능력 위에 새로운 능력을 쌓아야 한다. 생각해야 한다. 생각의 범위를 넓이고 높이를 쌓아야 한다. 생각하고 표현하고 서로 의논하며, 키우고 발전시켜 실행해야 한다. 정치와 교육이 앞장서야 할 일이다.


기업은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그 기술에 대해 조사/분석하여 기업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을 도출하여 기업이 해야 할 일을 기획한다. 새로운 기술을 우리는 왜 만들어 내지 못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고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변화해 가야 할지에 대해 고민한다. 그 정도와 깊이에는 차이는 있으나 기업은 이러한 일을 한다.


우리의 정치와 교육계는 ChatGPT를 바라보며 어떠한 생각을, 준비를, 연구를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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