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을 마무리할 무렵 시작된 글쓰기가 아직 유효하며 내 삶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다. 2023년에 100개의 글을 쓰리라 혼자만의 다짐을 했는데 이번 글이 51번째니 작심삼일로 그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제는 옆에서 글 쓰는 것을 보던 딸아이가
"엄마, 나도 이제부터 일기 쓸래."
"왜?"
"나도 내 속마음을 털어놓을 곳이 필요해."
"엄마 안보여주고 그럴 건 아니지?"
"아니야. 엄마 봐도 돼."
한다. 내가 글을 써서 부귀영화는 못 이루더라도 아이한테 글쓰기에 대한 호기심 한번 불러일으키고, 글 한번 써보게 했다면 나는 그것도 좋다. 워낙 큰 욕심이 없고 해 보는데 의의를 두는 편이라 이 정도도 좋다.
어릴 적부터 친구였던 책과 우연히 소개받은 글쓰기와 친구가 되니 삼총사 부럽지 않다. 답답할 때 글쓰기와 만나 수다 떨듯 털어놓고, 심심할 때 책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 되니 난 외롭지 않다. 이들과 함께라 좋다. 너희라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