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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엄마의 인생 story

나중에 크면 나와 같은 회사 다닌다는 우리 딸, 너의 꿈을 펼치렴.

by 뽀이 Jan 21. 2025

2025년이 시작되었다. 이번 달부터는 집 근처 행정복지센터에 출근하게 되었다.

아침마다 딸은 출근하지 말라고 울상이다. 하지만, 나는 어쩔 수 없이 돈을 벌기 위해 직장으로 향한다.


"엄마, 아빠보고 돈 벌어 오라고 하고, 엄마는 나랑 같이 있자. 응?!"

"시온이도 유치원 가고, 학원 가야지."

"아니야, 가기 싫어."

"그러면, 유치원 하고 학원은 그냥 다닐 수 있어? 시온이 하고 싶고, 사고 싶은 거 많은데... 엄마가 돈 벌어야 해 주지. 아빠 혼자 벌어 다 못해줘."

이 말을 듣고는 못마땅한지 입이 뽀로통하게 튀어나온다.


"그러면, 엄마하고 나중에 같은 회사 다닐 거야."

"시온아, 엄마는 일자리로 일하기 때문에 계속 옮겨 다녀야 돼."

"그래도 같이 다닐 거야."

"시온아, 나중에 크면 엄마 버리면 안 된다."

"응"

하고 농담 섞인 대화를 나누곤 했다.


지금은 이렇게 나를 생각해 주고 챙겨주는 딸이,

'나중에는 친구가 좋아 나와 사이가 멀어지지 않을까?'

또는 혹시나,

'나의 장애로 인해 상처받는 일도 생기지 않을까?'


때로는,

'내가 좀 더 좋은 직장에 다니고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나와 가족들한테도 떳떳할 텐데..'

라는 아쉬운 마음도 들지만, 이 위치에서도 열심히 산다면 딸이 보기에도 최선을 다하는 엄마라고 여기지 않을까?


이보다도 더 수치스럽고 부끄러운 일들도 많이 겪었으니, 엄마로서 잘 이겨 나갈 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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