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나현 Jan 03. 2024

상세페이지 구조는 오마카세 처럼 (#본문편)

내 제품을 자랑하는, 본문

드디어 상세페이지의 본문에 오셨습니다. 오마카세의 메인 디시가 나올 차례이죠. 본문은 상세페이지 전체 볼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본문에는 USP를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 어떠한 순서로 설명할 것인지를 바탕으로 뼈대를 세우고, 이 뼈대에 살을 촘촘하게 채우는 시간입니다. 


첫째, 배치 방식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배치 방식은 흔히 벽돌을 쌓는다고 생각해 주시면 쉽습니다. 집을 설계할 때 벽돌이 단단해야 지반이 무너지지 않는 것처럼, 탄탄한 벽돌부터 쌓아야 합니다. 

벽돌은 우리 제품의 USP를 먼저 쌓은 뒤, 타제품과 견주었을 때 뒤지지 않는 공통된 특징 순서대로 쌓습니다. 우리 제품은 이렇게 특별하면서 타제품이 가지고 있는 장점도 이미 갖고 있다는 의미를 담는 것입니다. 마치 특별하면서도 다른 것에 비해 뒤지지 않는다는 말을 해주는 것이죠. 

왜 주요 특징부터 보여줄까요? 우리 제품의 차별점이 USP의 본질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타제품들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공통 특징들은 상단에 배치할 필요가 없습니다. 매력이 떨어지거든요. 

소비자들은 우리 제품이 필요하고, 타제품보다 낫다는 판단 하에 상세페이지에 진입하여 읽기 때문입니다. 굳이 공통된 특징을 초반부터 보여준다면 흥미가 떨어져 별반 다를 거 없네 하고 끝까지 읽을 확률이 적습니다. 벽돌은 탄탄한 것부터 쌓아 주어야 합니다. 지반이 무너지면 안 되기 때문이에요.


둘째, 배치 순서입니다.

차별점과 공통점의 배치 방식을 토대로 우리 제품의 특징들을 어떠한 순서로 소개할지 순서를 정하는 것입니다. 우리 제품의 USP와 타제품과의 공통점을 순서 없이 나열하면 다음과 같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제 나열된 특징들을 어디 벽돌에 쌓을지 매치 시켜보는 것이에요. 

본론은 오프닝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기에 오프닝과 연관된 특징들을 우선적으로 배치해 주세요. 오프닝에는 우리 제품의 USP 중 가장 자랑하고 싶은 것들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즉 우선순위가 높은 것들이라고 할 수 있죠. 

앞서 선크림 예시를 다시 활용해 보겠습니다. 우리는 원 메시지로 “기초 케어 3단계를 단 하나로 줄여주는 수분감 폭발 선 에센스.”로 정하였습니다 그렇다면, 가장 먼저 수분감이 폭발할 것 같은 특징들을 언급해 주셔야겠죠. 메인 USP와 오프닝을 모두 수분감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기초 케어 3단계가 먼저 나오면 안 되나요? 라는 의문점이 생기실 수 있어요. 기초 케어 3단계를 줄여주는 것은 수분감이 폭발하는 에센스를 충족한 뒤에 나올 수 있는 특징입니다. 그다음 유기자차 성분으로 백탁 현상이 없다는 특징과 함께 메이크업 베이스로도 활용할 수 있다는 특징을 배치해 주세요. 이러한 특징들이 나온 뒤에야 all in 1이라는 논리가 이어집니다. 촉촉한 에센스 형 제품이면서, 메이크업 베이스까지 활용 범위가 넓으니, all in 1으로 해결할 수 있는 특별한 선 에센스다라는 순서로 가주시는 것이에요. 오프닝과 연결 짓기 어려우시다면, 무엇이 먼저 충족되어야 하는지 논리 구조를 생각해보아도 좋습니다.

그다음 공통 특징을 보여주시면 됩니다. 공통 특징들은 가급적 우리들의 삶에 편리함의 가치를 가져다주는 순서로 배치해 주시면 좋습니다.

여타 좋다 하는 선크림들이 모두 갖고 있는 공통적인 특징은 무엇일까요? 자외선 차단 지수, 성분, 임상실험 등이 있겠습니다. 자외선 차단 지수는 선크림에서 기본 중의 기본이죠. 가장 기본적인 기능에 대한 우선순위를 높여 주신 다음에, EWG 그린 등급, 임상 실험 등으로 안전함까지 챙긴 선 에센스라는 것을 보여주세요.  믿을 수 있는 제조사와 건강한 성분 등은 위의 내용을 뒷 받침 해주는 신뢰감을 주는 요소입니다. 신뢰감을 형성하거나, 뒷받침을 해주시는 내용들을 먼저 설명해 주실 필요는 없습니다. 특징을 알지도 못한 채 신뢰감을 형성하기는 어렵기 때문이에요. 


셋째, 각 특징들에 살을 붙여주세요.

본격적으로 탄탄하게 쌓아 올린 벽돌에 살을 붙일 차례입니다. 

살을 붙이는 건, 우리 제품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 주는 설명을 붙여야 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온라인 상세페이지는 오프라인의 경험을 뛰어넘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길거리만 지나다녀도 화장품의 질감, 촉감을 직접 느껴볼 수 있기 때문이죠. 우리는 소비자들이 상세페이지만 읽어도 직접 사용해본 것처럼 느낄 수 있도록 본문을 보충해야 합니다. 이것이 오프라인 매장을 이길 수 있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촉촉하다면 정말 촉촉한 느낌이 들도록 선크림을 손등에 바르며 질감을 보여주시는 것이죠. 이를 보충해 줄 수 있는 텍스처, 질감 등을 보여줄 수 있는 이미지와 gif를 적극 활용해 주세요. 지속력은 어느 정도 되는지를 보여주기 위한 시간 테스트, 사진과 일러스트를 활용하여 피부에 적용되는 원리 등을 표현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살을 붙일 수 있는 내용은 정말 다양합니다. 다만, 특징과 밀접한 내용들로 살을 붙여주셔야 합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내용들이죠.

유기자차 현상으로 백탁현상이 없다면 유기자차 성분이 무엇인지, 무기자차와 무엇이 다른지, 그래서 유기자차를 선택해서 얻는 이점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하는 거죠. 우리 제품에 들어간 성분이 좋다는 것을 은연중에 내뿜는 것입니다. 

백탁 현상이라면 타제품을 발랐을 때 뜨는 백탁현상과 우리 제품을 발랐을 때 뜨지 않는 현상 들을 before/after (전/후) 컷으로 보여주는 방법으로도 보여줄 수 있겠죠. 

이렇게 살을 붙여 온라인 소비자들에게 직접 매장에서 체험해본 것처럼 제공해 주어야 합니다. 직접 만져보지 않고 사도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든 순간 소비자들은 우리 제품을 구매하게 될 거예요. 이렇게 우리 제품으로 갈아타게 만드는 겁니다. 


지금까지 본문에 배치할 특징들과 이 특징들에 살을 붙이는 내용들을 알아보았습니다. 다소 내용이 많은 본문을 읽고 소화해 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소비자들도 메인 디시를 꼭꼭 씹어 소화하실 수 있도록, 정갈하게 USP를 소개해 주세요. 

본론이 많다고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오프닝이나 클로징이 본문보다 많은 내용을 차지하고 있다면 이것은 상세페이지의 구조를 잘못 짠 것이니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