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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앎 Dec 20. 2023

어떻게 분노를 다스릴 것인가?

분노하는 사람들

어제는 서류를 발급받으러 동사무소에 방문했다. 그런데 직원의 태도 순간 당황하게 할 정도로 퉁명스러웠다. 그게 다가 아니다. 생활기록부 발급을 위해 집 근처 초등학교에 갔을 때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사람들이 왜 이렇게 화가 나 있을까?'




세네카는 애초에 분노를 느끼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취약점을 파악하고 있어야 하며 그것을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분노를 느끼지 않는 방법으로 자신의 능력보다 많거나 자신의 능력에서 벗어나는 일을 하지 않는 데 있다(p100)고 말하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어쩌면 각자 짊어질 수 있는 짐의 무게보다 더 많은 짐의 무게를 견디며 살고 있기에 분노에 차 있으면서도 그것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했다.



좋은 인성을 가진 사람에게도 갑작스럽게 분노할 일이 생기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책에서 칼리굴라는 파스토르의 아들이 빼어난 외모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감금하고 처형했고 곧이어 그의 아버지인 파스토르를 불러 만찬을 벌인다.


그런데 여기에 파스토르는 눈 한번 깜박하지 않고 보통의 사람들과 같이 함께 어울려 만찬을 즐긴다.

왕에게 복종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지켜야 할 또 하나의 아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서술한다.

아들의 죽음, 시신을 거둘 수 없는 상황에도 끄떡하지 않았던 파스토르,
그는 지혜와 현명함을 지닌 사람으로 칭송받아야 할 것인가. 진정한 복수는 이렇게까지 독해야, 강인해야만 가능한 것인가.


복수를 해야 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 것이 최고의 복수라는 말은 한낱 소심하기 짝이 없는 나 같은 인간에겐 이해하기가 어려운 일이다.


솔직한 마음은,

사실 복수도 에너지가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분노도 마찬가지다.


나는 종종 분노하고 복수를 다짐하지만 행동하지 못한다. 분노를 복수로 표현할 힘도 없고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하고 싶지도 않다. 너그러운 마음이 아니다.

그 어떤 일에도 흔들림이 없는 사람이 과연 인간의 모습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렇게 사는 사람이 요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내겐 보이지 않는다.

신의 형상을 그려놓고 인간이 신이 되어야 한다고 세네카는 말하고 있는 것만 같다.


그렇다고 해서 나의 분노를 쓰레기로 만들어 타인에게 던져야 할 필요 있을까.


우연히 지인의 SNS에서 본 글을 오래 읽고 생각했다.


기분이 태도가 되고 태도가 인생이 되는 차이.

누군가 감정을 폭발시켜 내게로 던지면 웃으며 손을 흔들고 흘려보내라고···


인간이기에 어려운 일이 인간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나는 어제 어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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