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정준비

'시인을 꿈꿨던 어느 대학생이 쓴' 연애에 관한 시

마음까지 구워지는 고소한 빵냄새 풍기는

동네 빵집에서 동그란 빵을 사고 

입술에 묻혀 혀로 낼름 핥아먹고 싶은

새하얀 생크림을 사고 

그 빵에 그 생크림을

사과깍던 과도로 슥슥 옷을 입혀주면 

때깔도 모냥도 못나지만

손맛 하나만은 끝내주게 배어있는

삼라만상 하나뿐인 케이크가

그대를 향해 출격준비. 

미각을 녹이지는 못하겠지만,

그대의 마음만은 녹여보리.

그대의 마음만은 녹여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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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빵집을 지날 때마다

이 시가 떠오른다.

그 빵집에서 산 빵으로 만든 어설픈 케이크를 선물받은 그녀는 지금 

7살, 3살 두 아이의 엄마이자, 나의 아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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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6일부터 

'시인을 꿈꿨던 어느 대학생이 쓴' 이 연재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