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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 the Deer Aug 22. 2023

죽음의 수용소에서

Book_북두의권: 제1권 상편

Intro.


책을 보는 동안 책에 굉장히 몰입했던 것 같다. (만화책 볼때말고 이렇게 몰입했던 적은 몇년만인지 모르겠다)아우슈비츠수용소라는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나온 저자가 담담하게 수용소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계속 '그래서, 그 다음, 그다음은 '을 궁금해하며 봤던 것 같다. 


드라마틱한 전개나 스토리라인이 있는 책은 분명 아니지만, 극한의 상황, 특히 고통이 극대화된 상황에서 사람의 생각은 어떻게 흘러가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가 생존을 했고, 어떤 수단이 있었는지가 궁금했다. (나의 고통에 대한 해결을 목말라해서 더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나에게 갈증이 있었다.) 



Body.


저자(주인공)는 고통에 대해 담담히 풀어내면서도, 정신과의사답게 객관적으로 그 고통의 원인이 무엇인지, 그에 동반되는 현상은 무엇인지 설명해주고, 때로는 해결책(처방)도 얘기해준다. 


#1 

수용소에서 주인공에게 주어진 것은 넝마같은 옷과 이가 가득한 담요, 그리고 끈 대신 철사로 묶는 구두뿐이었다. 그리고, 모두에게 번호가 주어졌고, 아무도 이름을 부르지 않으며, 그 번호는 때에 따라서는 서로 바꿀 수 있는 것이었다. (ex.다른 수용소로 가거나 병원에 갈때) 그들의 직업이 무엇이던, 재산이 얼마이던, 모든 것이 송두리째 벗겨지면서, 모두가 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충격에 한번쯤은 빠지게 된다.

그리고 수용소에서 지내면서 모두가 마치 밤과 같은 무감각으로 빠져들게 된다고 한다. 시체를 봐도 놀라지 않고, 옆에 시체를 쌓아둔 보관장소의 한 구석에서 몰래 숨겨온 빵을 기쁘게 먹는 것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본인이 빠져든 무감각에 대해 얘기한다.


: 나는 누구인가라는 고민의 지점까지 가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안그래도 힘들어서 슬픈 장르의 영화는 안보는데 ㅎㅎㅎ) 하지만, 충분히 이해가 되는 대목이었다. 보다 내가 충격으로 다가온 것은 무감각이었다. 고통이 계속되어지면 만성화된다는 건 이해할 수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사람이 무감각 해줄 수 있는지는 몰랐다. 하지만, 가능해질 수 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2 

우리는 다른 수용소로 이동하게 되면서, 어디로 가게 되는지 알 수 없었다... 열차안 작은 창문 밖으로 보이는 도착지의 풍경을 보았을 때, 우리는 그곳에 굴뚝이 없다는 것을 알고 기뻐 환호성을 질렀다


: 이 문장이 이해는 되었지만, 처음에는 어떤 거리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나를 이입시키는데 다소 시간이 걸렸다. 풍요속의 빈곤이라는 시대를 살고 있는 나에게, 저 극한의 상황이 시나리오가 아니라 실제처럼 와닿게 할 수 있었던 지점은, 고통이었던 것 같다. 아마 저자가 풀어내고 있는 고통에 나를 이입시키고 있어서 가능했던 것 같다. 나의 주변에 있는 풍요 (의식주, 내가 사랑하는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에 대한 감사가 올라왔다. 


#3

반복되는 노역으로 몸은 정말 해골처럼 말라같고, 마음은 무감각과 고통으로 주인공은 피폐해졌다. 그런 상황에서 그에게 생존에 대한 동력이 되었던 것은 희망이었다. 그 희망은 '이번 크리스마스 날 나가게 될것이다'와 같은 맹목적이고 극단적인 낙관이 아니라, '사랑'에 대한 희망이었다. 주인공은 마음속에서 아내를 그렸고, 아내를 추억했다. 그리고, 아내가 준 사랑에 대한 큰 감사를 깨달았다. 그러면서 주인공은 이 사랑이라는 것이 본인에게 위로가 되고 있으며, 그에게 살아갈 동력이 되고 있음을 고백했다. 그는 그 사랑을 기억하고 느끼면서 이미 마음에서 아내를 만나고 있고, 아내와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 책에서 가장 아끼는 부분이다. 뭐랄까. 대단한 발견을 공유해 준 것에 대한 감사가 올라왔다. 더욱이, 다른곳도 아니고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돌아온 자가 말한 문장이다. '고객님 사랑합니다'가 아니다. 같은 단어이지만, 하나는 간장종지에 담긴 물이고, 하나는 바다다. 나 역시 이 발견을 간직하고 살고 싶다. 필요할때 꺼내보는 수준이 아니라 삶의 숨겨진 동력이고 싶다. 



자, 이제 동력을 발견했으니, 이제 나에게 필요한 것은 방향이다. 나의 목적지, 삶의 목적은 과연 무엇일까?



Outro.


'삶의 의미와 목적을 발견한 사람은, 어떠한 시련과 고난도 이겨낼 수 있다'

저자가 인용한 말이다. 이 문장을 읽을 때 내 몸에 매우 와닿았다 (나도 모르게 아멘을 하긴했다)

삶의 목적을 발견한 사람은 게으를 수 없으며, 자연스럽게 삶을 경영할 수 밖에 없다. 

목표지점이 있기 때문이다. 목표가 없으면 유랑할 수 밖에 없다.


책의 후반부에 로고테라피에 대한 부분이 나온다. 이 책의 저자는 빅터 프랭클로 사실 심리학 분야의 한 축을 만들어낸 사람이기도 하다. 그 축이 로고테라피이다. 



책의 후반부에 대한 내용은 다음 권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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