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살면서 많은 실패를 했습니다. 그 실패의 원인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결국은 조바심과 욕심 때문이었습니다. 투자에 있어서 욕심 때문에 큰 손해를 본 적이 있습니다. 차분히 앉아서 생각을 했다면 결코 하지 않았을 잘못된 선택을 해서 금전적인 손해를 여러 번 봤습니다.
부산 집값이 계속 오르던 때였습니다. 해운대 아파트 급매가 나와서 급하게 계약했습니다. 제가 보유한 집을 팔고 전세를 넣으면 거래가 가능할 거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계속 오르는 부동산에 수익을 얻기 위해 그런 무모한 선택을 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 발표로 부동산 거래가 급감했고 제가 팔고자 내놓은 아파트는 팔리지 않았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잔금을 치를 아파트의 전세 계약자도 구하지 못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잔금일이 다가왔지만 저는 계약을 치를 돈이 없어 계약금 오천만 원을 날리고 말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무모한 선택이었지만 그 당시에는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부동산 가격에 눈이 멀었습니다. 오천만 원이면 웬만한 직장인 일 년 연봉인데 한동안 속이 상해 견딜 수 없었습니다.
시간이 지나 제가 한 일이 얼마나 어이없는 짓인지 깨달을 때쯤 비트코인이 유행했습니다. 비트코인의 수익률이 몇 백 퍼센트인 것을 보고 소액으로 투자했는데 몇 배의 수익이 났습니다. 공교롭게도 그때 제가 내놓은 아파트가 팔렸고, 아파트를 판돈으로 비트코인에 투자를 했습니다. 제가 돈을 넣자마자 가격이 몇 분의 일로 떨어졌고 결국 1억 이상의 손해를 봤습니다.
무리한 아파트 투자로 5천만 원의 손해를 본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비트코인 투자로 1억 이상의 손해를 봤습니다. 세상에 다시없을 기회라는 생각에 조바심을 냈고 제대로 된 지식도 없이 비트코인에 돈을 투자했습니다. 아파트에서 생긴 손해를 만회하기 위한 선택의 결과로 공들여 모은 돈을 또 날리고 말았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어떻게 하면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지 생각도 나지 않았습니다. 몇 달간 방황했습니다. 매일 저녁 바닷가 주변을 서성이며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내가 왜 그런 미친 짓을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했는지? 앞으로 그런 무모한 행동을 또 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되었습니다.
통장에 돈이 사라지니 생활비가 걱정되었습니다. 부동산 상승기에 분양권과 아파트 시세 차익으로 몇 천만 원을 쉽게 돈을 벌며 세상 무서운 줄 몰랐고, 회사 월급 없이도 살 수 있다는 자신감에 휴직했던 시기라 수중에 돈이 떨어지니 단돈 몇만 원에 벌벌 떨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를 보며 마음을 다잡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연이은 투자 실패로 통장의 잔고가 메말랐고 앞이 깜깜했습니다. 아이 유치원을 보내야 하는데 유치원 원복과 가방을 살 돈이 걱정되었습니다. 다행히 신용대출을 받아 그 힘든 시기를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 당시 지옥과도 같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제가 티를 내지 않아 와이프나 아이는 우리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저 실수로 돈 조금 잃은 정도라고 알고 있습니다.
수중에 보유한 돈을 모두 날리고 2년 동안 반성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이제 저는 매사를 보수적인 자세로 바라봅니다. 최악을 계산하며 움직입니다. 욕심을 부리며 일상의 평온함을 망칠 뻔 한 저에게 평범한 일상은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되었습니다. 온 가족이 걱정 없이 뉘일 공간의 소중함과 매월 나오는 월급의 감사함을 깨달았습니다. 30대 중반에 운 좋게 찾아왔던 부동산 상승의 수혜가 저에게 독이 되어 일생을 망칠뻔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투자를 끊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 최악을 가정하고 움직입니다. 일상이 무너지지 않도록, 실패해도 가족이 상처 받지 않게 노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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