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몽땅이 스토리
깊고 어두운 동굴 속,
작은 블루 색연필은 홀로 웅크리고 있습니다.
머리 위로 희미한 빛이 간간히 스며들었지만, 그 빛마저도 차갑게 느껴집니다. 주변은 무언가 알 수 없는 것들로 가득했고, 그것들이 서서히 자신을 조여 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부러진 작은 블루 색연필은 두려움에 떨며 속삭입니다.
'제발, 아무도 오지 않았으면...'
하지만 사실, 이곳은 동굴이 아니라 연필꽂이 통 속이었습니다.
블루 색연필은 아주 작고 몽땅해서 통의 가장 밑바닥에 놓여 있었고, 모든 것이 거대하고 무서워 보였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아직도 작은 블루 색연필은 웅크린 채 조용히 앉아 있습니다. 눈물은 이미 말라버렸고, 가슴속엔 오직 아련한 슬픔만이 가득합니다. 그때, 작은 목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안...녕?”
작은 블루 색연필의 옆으로 지우개가 조심스럽게 다가왔습니다.
“난 포슬이야, 넌 이름이 뭐니?”
블루 색연필은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지우개는 한참을 고민하다 다시 말을 꺼냅니다.
“이곳에 온 걸 환영해… "
........
아무 말이 없지만,
지우개는 다시 말을 건넵니다.
"친구들과 헤어져서 많이 슬프겠구나.”
작은 블루 색연필은 여전히 말이 없습니다.
작은 블루 색연필이 ‘친구들에게 보내줘요!!!’ 라며 큰 소리로 몸부림치며 이곳으로 들어왔을 때, 평화롭던 연필꽂이 통 속 친구들도 많이 놀랐습니다. 그들은 조용히 블루 색연필을 주시했으며, 서로 눈치를 살폈지만, 장난꾸러기 포슬이는 참다 못해 먼저 말을 걸어왔습니다
포슬이가 분위기를 바꾸려 하니, 접이식 자 공룡이가 다가와 색연필을 툭툭 칩니다.
“이봐, 너무 슬퍼하지 마. 네 친구들은 저기 바깥에 있어! 만나고 싶으면 나가서 만나보라고.”
키가 큰 접이식자 공룡이는 바깥의 세상이 잘 보였고, 연필꽂이 통을 나가면, 루카가 거실에서 들고 온 색연필케이스가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포슬이가 깜짝 놀라며 말합니다.
“정말? 바로 밖에 있어? “
포슬이도 몸집이 작아 연필꽂이 통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에, 바깥세상이 보이지 않아 그 사실을 몰랐습니다
“그럼 그렇게 슬퍼할 필요가 없겠네! 나가서 만나면 될 텐데… “
작은 블루 색연필은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있고, 지우개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여기에도 친구들은 많아. 네가 괜찮아질 때까지 내가 옆에 있어줄게.”
여전히 블루색연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습니다.
접이식 자 공룡이는 고개를 갸웃하더니, 몸을 접었다 폈다 하며 분위기를 바꾸고 싶어 장난스럽게 말합니다.
“이봐! 세상이 끝난 것처럼 그러지 마! 네 친구들은 바로 저기밖에 있다고! 어서 나가서 확인해 봐!”
지우개는 장난스러운 접이식 자 공룡이를 보고 웃음이 났지만 슬픔에 잠긴 작은 색연필을 위해 웃음을 참았고, 다시 말합니다.
“힘들 때 같이 있어주는 게 진짜 친구 아니야? 그러니까, 여기 있는 우리도 네 친구라고~"
그제야 블루 색연필 고개를 살짝 들어봅니다.
작은 위로와 장난스러운 몸짓이,
어둠 속에서 작은 빛처럼 퍼지고 있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