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애니메이션 준비작업
드디어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작업을 마무리했습니다.
짧은 동화를 각색해 화면 위에 옮기는 과정이었는데, 이 작업만 한 달이 훌쩍 지나버렸네요.
시나리오 용어부터 카메라 워킹, 컷 구성, 연출 기법까지 배워야 할 게 셀 수 없이 많았습니다.
처음엔 “한 줄로 대사만 바꾸면 되겠지” 싶었지만,
막상 시작하니
장면을 나누는 시퀀스 구성
카메라 앵글과 컷 전환
캐릭터 감정을 살리는 비주얼 플래닝.......
모두 새롭게 익혀야 할 영역이었어요.
수차례 초안을 쓰고 뜯어고치며, 시나리오의 기초부터 “왜 이 장면에 클로즈업이 필요할까?” 같은 사소한 디테일까지, 하나도 쉽게 넘길 수 없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좋은 애니메이션은 탄탄한 시나리오에서 시작된다!
시나리오 각색 작업의 필요성은
동화를 애니메이션으로 본격 제작하기 위해서는, 원작의 매력을 유지하면서도 화면 위에서 살아 움직이는 시나리오로 재구성하는 각색 단계가 필수적입니다.
그럼, 시나리오 각색이란?
다른 매체의 이야기를 화면 언어로 재창조하는 과정입니다.
각색의 핵심 프로세스는
핵심 요소 추출하기 : 원작 속 테마, 캐릭터, 갈등 구조를 선별합니다.
내부 독백의 시각화하기 : 주인공의 심리 묘사를 표정과 동작으로 전환합니다.
서술적 설명의 시각화하기 : 긴 문장이나 해설 대신, 상징적인 이미지나 비주얼 메타포를 활용해 정보를 전달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읽는 동화’에서 ‘보는 애니메이션’으로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확장할 수 있습니다.
관객들이 이야기를 쉽게 따라가고, 감정적으로 몰입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에 널리 사용되는 것이 3막 8시 퀀스 구조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도 이 3막·8시퀀스 구조를 활용해, ‘읽는 동화’를 ‘보는 애니메이션’으로 자연스럽게 확장했습니다
3막 8시퀀스 구조의 몽땅이 스토리
1막 – 설정
SQ 1 - 색연필케이스에 있는 우리의 주인공 몽땅이
SQ2 - 큰 손이 다른 곳으로 이동, 친구들과 헤어짐
2막 – 갈등
SQ 3
- 친구들은 모두 잠들어 있는데, 자신만 깨어남을 인식.
SQ 4
- 세상밖으로.
SQ 5
- 키키의 고백. 니코에게 상처를 입히고 자신감을 상실함.
SQ 6
- 선플라워와 친구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가치를 찾고, 행복을 찾아가기로 함
3막 – 해결
SQ 7 - 연필홀더를 끼워주는 엘리
SQ 8
- 하나둘씩 몽당연필이 되어 연필꽂이로 오는 친구들을 맞이하는 몽땅이
이렇게 간단한 내용을 정리하면서도, 완성까지 수차례 수정을 거쳤습니다.
생각을 명확히 전달하는 일이 이토록 까다로운 작업인지, 이번 과정을 통해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설렘과 제 최대 약점인 조급함을 이겨내며, 한 걸음씩 차분히 나아가는 제 모습이 무엇보다 값지게 느껴져 큰 만족을 얻고 있습니다.
이 길을 처음 걷는 여러분께 제 경험이 적게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시나리오 작성 Tip 5가지를 정리해 놓겠습니다.
Tip 1. 한 문장으로 로그라인 만들기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왜”를 딱 다섯 단어로 정리해 보세요.
작업 중에 방향이 흔들릴 때, 이 한 줄이 여러분의 나침반이 되어줄 거예요. 나도 모르게 샛길로 빠질 때, 중심을 잡아준답니다.
Tip 2. 3막 구조로 시나리오 뼈대 잡기
1막: 인물 소개, 갈등 심기
2막: 갈등 폭발, 결정적 전환점
3막: 클라이맥스- 엔딩
각 막마다 핵심 목표만 정해놔도, 스토리가 훨씬 단단해집니다.
Tip 3. 캐릭터 시트 만들기
“이 인물은 어떻게 행동할까?” 싶을 때 꺼내 볼 캐릭터 시트를 만들어 보세요.
이 인물이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목표를 쫓는 이유는 무엇인가?
목표 앞을 가로막는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이 3가지만 채워도, 캐릭터가 살아 움직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몽땅이 캐릭터개발에 관한 글에서 자세히 소개해 드릴게요.
Tip 4. 컷마다 비주얼 키워드 메모하기
각 컷에 꼭 담고 싶은 한 가지 이미지 포인트를 간단히 메모해 보세요.
예) 몽땅이: 반짝이는 눈으로 하늘 쳐다보기
저는 각 캐릭터마다 시그니처포즈를 생각해 두었습니다.
이렇게 비주얼 키워드와 시그니처 포즈를 함께 기록하면, 스토리보드에서부터 연출 의도가 명확해지고,
애니메이션 또한 원하는 대로 정확히 살아나겠죠?
Tip 5. 러프 타이밍 스케치로 시간 감각 익히기
장면별 대사량·프레임 수를 간단히 표로 그려 보세요.
“이 장면은 2초, 저 장면은 5초”
러프 애니매틱 단계에서 타이밍을 미리 확인하면, 후반 애니메이션 작업이 훨씬 편해집니다.
시퀀스(Sequence)의 등장
1920년대 할리우드 스튜디오 시스템에서 영화 편집 기술과 함께 형성
무대 제약이 없는 영화가 시간/공간 자유도를 확보하면서 생긴 개념.
시퀀스는 영화 매체의 "시간 점프 기술"(플래시백/포워드)과 함께 진화한 독창적 단위입니다. 게임 시나리오에서는 퀘스트 단위로, 웹툰에서는 에피소드 단위로 재해석되며 계속 발전 중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