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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윤 Mar 10. 2024

영화 : 퍼펙트 데이즈

2024.  3. 10.

Just  Perfect Day - Lou Reed


Just a  Perfect Day

Drink sangria in the park

And then later, when it gets dark

We go home


Just a perfect day

Feed animals in the zoo

Then later a movie, too

And then home


Oh, it's such a perfect day

I'm glad I spent it with you

Oh, such a perfect day


You just keep me hanging on


You just keep me hanging on


Just a perfect day

Problems all left alone

Weekenders on our own

It's such fun

Just a perfect day


You made me forget myself

I thought I was someone else

Someone good


Oh, it's such a perfect day

I'm glad I spent it with you

Oh, such a perfect day


You just keep me hanging on

You just keep me hanging on


You're going to reap just what you sow

You're going to reap just what you sow

You're going to reap just what you sow

You're going to reap just what you sow


https://youtu.be/V0--emrNth8?si=pHtVUxSD22lzCt9b


독일 영화감독 빔 벤더슨

최근에 계속해서 점심시간도 없이 8시간 연속으로 근무를 했다. 관광철이 다가오고 있음을 절감한다. 가파도로 방문하시는 분도 곱절은 늘었다. 사람이 많이 오다보니 기가 많이 빨린다. 근무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면, 무조건 쉬고 싶어진다. 그럴 때 나에게 선물처럼 주는 것이 저녁 식사 후에 영화감상이다. 이번에 본 영화는 <퍼팩트 데이즈>다.


우리에게 영화 <파리, 텍사스> <베를린 천사의 시>, 다큐멘터리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Buena Vista Social Club>으로 널리 알려진 독일의  벤더슨 감독이 일본영화 <셀 위 댄스>의 주연 야쿠쇼 코지를 주인공으로 <퍼펙트 데이즈 Perfect Days>(2023년)를 만들었다. 각본가 타카사키 타쿠가 2주 만에 쓴 대본에 따라 도쿄에서 3주간 촬영하여 만든 영화다. 이 영화는 칸 영화제에서 경쟁 부분에 출품되었으며, 야쿠쇼 코지는 남우주연성을 수상하게 된다.

<셀 위 댄스>의 주연으로 유명한 야쿠쇼 코지

영화는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찍어졌다. 도쿄 변두리에 살면서 시부야의 공공화장실 청소부로 일하는 히라야마(아쿠쇼 코지 분)의 평범하고 평화로운 일상을 그리고 있다.

아침에 마당 쓰는 소리를 듣고 일어나, 이불을 개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양치를 하고, 위층으로 올라와 키우는 식물에 물을 주고, 청소부 복장으로 갈아입은 후 하얀 수건을 목에 두르고, 청소차에 오르기 전에 'BOSS' 을 자판기에서 꺼내 마시고, 차에 시동을 걸고, 오래된 팝송을 들으며 출근하고, 공공화장실을 돌며 정성 들여 청소를 하고, 점심시간에는 간단한 샌드위치와 우유로 때우고, 케논 카메라에 흑백필름을  넣어 햇빛이 반사하는 나무 사진을 찍고, 일이 끝나면 식당가에 들러 식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 독서를 하다가 잠에 들고 꿈을 꾼다. 주말에는 밀린 세탁물을 세탁방에 들러 세탁을 하고, 공중목욕탕에서 목욕을 하고, 중고서점에 들러 1엔짜리 중고 소설을 사고, 사진관에 들러 인화된 사진을 찾고, 다시 필름을 사서 카메라에 끼우고, 단골 선술집에 들러 간단히 한 잔 하고, 집으로 돌아와 사진을 정리하고, 독서를 하다가 잠에 든다. 꿈을 꾸다 잠에서 깬다.

 (이 스토리가 계속 변주되며 반복된다. 마치 선승의 일과처럼, 수행자의 하루처럼)


여기에 주변인물들이 등장하며 소소한 삶에 변화가 생기고, 감정에 파문이 인다. 같이 일하는 젊은 청소부, 그 청소부의 술집 애인, 공공화장실에서 만나는 사람들, 공원의 노숙자, 밴치에서 샌드위치로 식사하는 우울한 얼굴의 젊은 여성 직장인, 음식점에 친절한 주인, 선술집의 여주인, 여주인을 찾아온 전남편, 그리고 갑자기 찾아온 조카, 그리고 조카를 데리러 온 여동생. 뭔가 일이 벌어질 것 같지만 작은 변화만 있을 뿐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는다. 반전은 없다. 인생은 그렇게 물 흘러가듯이 흘러가는 것이라고. 슬픔은 슬픔대로 가슴에 담고, 하루하루의 소소한 기쁨을 만끽하며 사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표정의 변화가 거의 없고, 말도 거의 없는 주인공의 얼굴에 잠시 스치는 웃음과 눈물처럼 그렇게 하루하루가 완벽한 날들이라고 잔잔한 배경음악과 함께 조용히 이야기하고 있다. 위의 영어 가사는 영화에 삽입된 주제곡 루 리드의 <퍼펙트 데이>의 가사다.


https://youtu.be/QzZBbX5A1FA?si=OU7q4xgCX41GGU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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