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의 중용 읽기
아, 도가 행해지지 않는구나!
(Alas! The path is not trodden!)
『중용』 전체에서 가장 짧은 이 한 문장은, 공자의 깊고 안타까운 한숨 소리처럼 들립니다. 앞선 5장에서 순임금이라는 위대한 모델까지 보여주었는데, 어째서 사람들은 여전히 그 좋은 길을 걷지 않는 것일까 하는 답답함이 묻어납니다.
이 짧은 탄식 속에, 우리는 종종 빠지곤 하는 한 가지 중요한 착각에 대한 경고가 숨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특별한 것’에 대한 환상입니다. 우리는 행복이나 성공, 깨달음 같은 좋은 것들이 아주 특별한 장소, 특별한 시간, 특별한 사람에게만 존재한다고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로또에 당첨되면 행복해질 텐데…’, ‘이번 프로젝트만 성공하면 인정받을 수 있을 거야…’, ‘언젠가 히말라야에 가면 위대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은 우리를 ‘지금, 여기’의 삶에서 떠나게 만듭니다. 우리는 미래의 어느 날 찾아올지도 모를 ‘특별한 순간’을 위해 오늘의 ‘평범한 순간’들을 너무나 쉽게 흘려보냅니다. 공자의 탄식은 바로 이 점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진정한 길(道)은 바로 당신의 발밑, 당신의 평범한 일상 속에 있는데, 어째서 사람들은 저 멀리 허공만 쳐다보고 있는가! 그러니 길이 행해지지 않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가!”
진정한 행복은 무엇일까요? 어쩌면 그것은 퇴근 후 가족과 함께 둘러앉은 저녁 식탁의 온기, 주말 아침 창문으로 쏟아지는 햇살을 맞으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의 향기, 오랜 친구와 나누는 시시콜콜한 농담 속에 숨어 있는지도 모릅니다.
진정한 성공은 무엇일까요? 어쩌면 그것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더라도 맡은 바 일을 묵묵히 해내는 성실함, 매일 아침 ‘오늘 하루도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하는 작은 의지, 어제의 나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지려는 꾸준한 노력 속에 이미 싹트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진정한 깨달음은 무엇일까요? 어쩌면 그것은 복잡한 철학책이 아니라, 길가에 핀 작은 들꽃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감수성, 나를 향해 웃어주는 아이의 순수한 미소,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라는 평범한 말을 진심으로 건넬 줄 아는 마음속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너무나 오랫동안 ‘정답’이 저 멀리 있다고 배워왔습니다. 하지만 『중용』은 우리에게 속삭입니다. 고개를 들어 먼 산을 바라보기 전에, 먼저 고개를 숙여 당신의 발밑을 한번 들여다보라고 말입니다. 당신이 딛고 서 있는 그 평범한 땅, 당신이 살아가고 있는 그 지루한 일상이야말로, 행복과 성공으로 가는 유일한 길의 시작점이라고 말입니다.
오늘 하루, ‘특별한 무언가’를 기다리는 대신, 내 곁에 있는 ‘평범한 것들’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그 안에 숨겨진 반짝임을 발견하는 순간, 우리의 길은 이미 시작되고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