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새로 시작하는 독서반에 전 JTBC 앵커 이정헌님이 맴버로 참가하고 있다. 화면으로만 보고 듣던 사람이랑 같이 공부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멋진 목소리를 같은 공간에서 직접 듣는 호사라니. 각설하고 29년간 방송과 신문기자를 했던 방송인이 그 좋은 직장 때려치고 정치인이 되려한다. 그리고 그 출사표로 책을 냈다.
도서출판 새빛에서 나온 《사람을 살리는 말의 힘》은 그가 그동안 읽었던 인문학적 독서이력을 베이스로 삼아서 자신의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내고 있다. 이른바 '인문학적 출사표'인 셈이다. 책은 구입하여 한 꼭지 한 꼭지 읽는데 글이 술술 읽힌다. 그동안 방송인으로 말힘을 키웠던 내공이 절로 느껴진다. 사자성어, 시, 명언, 명저, 영화와 드라마에 나온 말들을 각 장으로 삼아 쉽고 담담히, 때로 반성하고 주장하며 자신의 살아온 내력을 밝힌다.(위에 인용한 시는 작가가 인용한 시를 재인용한 것이다.)
책을 읽으며 그의 삶을 상상하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 인문학적 깊이가 있는 정치인이 참 드물었는데 오랫만에 그 드문 인간 한 명을 만나고 있구나 생각하니, 귀한 인연 소중히 가꿔야겠구나 생각이 든다. 부디 진흙판에 들어가 진흙이 되지 말고 연꽃이 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