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력선

단어에 꽂혀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에세이

by 반년작가



드넓은 바다 한가운데, 바닷바람이 멎자마자

순항하던 작은 돛단배가 그대로 멈추어 선다.

아무런 파동도 없어 물결은 잔잔하기만 하고,

갑작스레 바람이 멎은 이곳에는 고요함만 흐르고 있다.



누군가가 친 물장구가 파도가 되어

내가 있는 이곳까지 닿아주려나 싶어

조그마한 소리에도 귀를 쫑긋 세워 본다.



별조차 기대할 수 없는 이 망망대해에서

당장은 무엇에 기대 막연한 오늘을 보내야 할지.

노라도 저어 앞으로 나가보려고 해도

기준으로 삼을 만한 것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나아갈 방향조차 정할 수 없었다.



바닷바람이나 누군가의 물장구와는 상관없는 동력선이 되고 싶다.






오늘의 단어
「동력-선(動力船)」
: 내연 기관의 모터를 추진기로 사용하는 보트.

- 출처 : 국립국어원《표준국어대사전》 -


[날것? 날것!] : 단어에 꽂혀 이야기를 풀어내는 에세이

'[날것? 날것!] : 단어에 꽂혀서 이야기를 풀어내는 에세이'의 제목은 날것 그대로의 솔직한 글을 뜻하는 ‘날것’과 날개가 돋친 듯 승승장구 높이 날고 싶다는 염원을 담아 본 ‘날것’, 한 단어가 가진 중의적인 의미에 꽂혀 재치 있게 표현해보았습니다. 주로 특정 단어나 단어가 가진 뜻에 꽂혀 보통의 일상 이야기를 풀어내는 걸 좋아합니다. 현상을 마주하게 되었을 때, 첫 순간에 느껴지는 날것 그대로를 기록하기 위해 노력하며 ‘날것?’으로 도약하여 ‘날것!’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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