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산소 같은 존재가 하나씩은 있을 거다.
산소는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존재이며 없어서는 안 될 무언가이다. 내 친구에게는 음악이 산소였고, 내 동기에게는 아이돌 그룹이 산소로서 삶을 지탱해 주었다.
나에게 산소는 아르바이트이다. 물론 직장인이 된 지금은 이 산소호흡기를 떼었지만 말이다. 아르바이트는 약 7년의 기간 동안 내 삶을 지탱해 준 꼭 필요한 존재였다. 어떤 이에게는 학비를 위해, 누군가에게는 여행자금을 위해, 또 다른 사람에게는 소비를 위해, 다들 다양한 목적으로 아르바이트를 삶에 녹였을 거다. 그 역할과 비중 그리고 존재감이 개개인마다 차이가 날지라도.
나는 스무 살 때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지 않았기에 친구와 밥을 먹기 위해서, 전공책을 구매하기 위해서 등 내 생활과 하루를 지키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다.
대학교 개강 시즌에는 주말 아르바이트 혹은 평일 저녁 위주로 아르바이트를 했고, 방학 시즌에는 평일 종일에 내 시간을 아르바이트에 쏟았다. 아르바이트는 내게 그냥 항상 하는 것, 해야만 하는 것이었다.
물론 나는 아르바이트를 '돈'을 위해서 했는데, 예상치 못한 인연을 선물로 주는 행운도 받긴 했다.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안부인사를 하는 편의점 사장님과 내가 지금까지도 의지하는 소중한 친구도 아르바이트에서 만났다.
그럼 나는 아르바이트를 다른 이에게도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할까?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없는 내 친구가 내게 물은 적이 있다.
"사회경험을 쌓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할까?"
그때 내 대답은 아주 단순했다.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굳이 안 해도 될 것 같아."
왜냐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얻는 것 중 경제적 보상 말고는 절대적인 순기능은 없어서이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친구를 만들거나 대인관계의 폭이 넓어질 수 있지만 그건 다른 방법도 많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사회경험을 미리 시작할 수 있지만 인류애를 상실할 수 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일머리를 얻을 순 있지만 적용할 수 있는 기회가 그리 많진 않다.
아르바이트생이 아르바이트를 추천하지 않다니 이 모순이 어디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삶을 지탱했던 7년간을 짧게나마 기록하고 싶다. 희로애락이 분명했던 시간이었고, 난 그 순간을 담고자 한다.
혹여나 아르바이트를 생각하고 있거나 옛 추억의 향기를 맡고 싶은 분들이라면 낯선 이의 아르바이트 연대기를 봐주시라. 다양한 아르바이트의 세계를 직접 경험한 내부인의 글에서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잠깐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