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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잠바라기 Oct 30. 2023

아르바이트 연대기

산소 같은 너

인생에 산소 같은 존재가 하나씩은 있을 거다.


산소는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존재이며 없어서는 안 될 무언가이다. 내 친구에게는 음악이 산소였고, 내 동기에게는 아이돌 그룹이 산소로서 삶을 지탱해 주었다.


나에게 산소는 아르바이트이다. 물론 직장인이 된 지금은 이 산소호흡기를 떼었지만 말이다. 아르바이트는 약 7년의 기간 동안 내 삶을 지탱해 준 꼭 필요한 존재였다. 어떤 이에게는 학비를 위해, 누군가에게는 여행자금을 위해, 또 다른 사람에게는 소비를 위해, 다들 다양한 목적으로 아르바이트를 삶에 녹였을 거다. 그 역할과 비중 그리고 존재감이 개개인마다 차이가 날지라도.


나는 스무 살 때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지 않았기에 친구와 밥을 먹기 위해서, 전공책을 구매하기 위해서 등 내 생활과 하루를 지키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다.


대학교 개강 시즌에는 주말 아르바이트 혹은 평일 저녁 위주로 아르바이트를 했고, 방학 시즌에는 평일 종일에 내 시간을 아르바이트에 쏟았다. 아르바이트는 내게 그냥 항상 하는 것, 해야만 하는 것이었다.


물론 나는 아르바이트를 '돈'을 위해서 했는데, 예상치 못한 인연을 선물로 주는 행운도 긴 했다.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안부인사를 하는 편의점 사장님과 내가 지금까지도 의지하는 소중한 친구도 아르바이트에서 만났다.


그럼 나는 아르바이트를 다른 이에게도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할까?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없는 내 친구가 내게 물은 적이 있다.


"사회경험을 쌓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할까?"


그때 내 대답은 아주 단순했다.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굳이 안 해도 될 것 같아."


왜냐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얻는 것 중 경제적 보상 말고는 절대적인 순기능은 없어서이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친구를 만들거나 대인관계의 폭이 넓어질 수 있지만 그건 다른 방법도 많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사회경험을 미리 시작할 수 있지만 인류애를 상실할 수 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일머리를 얻을 순 있지만 적용할 수 있는 기회가 그리 많진 않다.




아르바이트생이 아르바이트를 추천하지 않다니 이 모순이 어디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삶을 지탱했던 7년간을 짧게나마 기록하고 싶다. 희로애락이 분명했던 시간이었고, 난 그 순간을 담고자 한다.


혹여나 아르바이트를 생각하고 있거나 옛 추억의 향기를 맡고 싶은 분들이라면 낯선 이의 아르바이트 연대기를 봐주시라. 다양한 아르바이트의 세계를 직접 경험한 내부인의 글에서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잠깐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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