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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휴작가 Jan 31. 2024

나만 이렇게 힘든건가

불안은 욕망의 하녀다  

불안은 욕망의 하녀다!
- 알랭드 보통




  씨를 뿌리고 나무를 심었으니 크고 싱싱한 열매를 빨리 맛 보고 싶어서 조급함이 일었다. 몇 번은 그냥 떨어지기도 하고 썩어서 버려야 하는 과정도 필요한 줄은 몰랐다. 달콤한 열매를 맺는 데는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새로운 직장에 들어갔든, 사업을 하든 새로운 배움을 시작하 든 당장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담담히 살아가야 함을 자꾸 잊고 말았다. 방황하는 과정 또한 크고 울창한 나무가 되어 열매를 맺는 데 필요한 시간이라는 것을 모르고 괴로워했다. 불안했다.



  불안은 어디서부터 비롯될까? 알랭드 보통의 말대로라면 내가 욕망하는 것들 때문일 것이다. 미래에 있는 내 모습만 꿈꾸며 살다 보니 현실은 불만족스러웠고 불안과 걱정은 자연스레 늘 함께였다.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비슷하지 않을까. 남들처럼 평범히 살려면 이뤄야 할 게 너무나도 많다. 다들 쉽게 하는 것 같은데 나에게만 쉽지 않은 것 같다.  좋은 직업을 가져야 하고,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하고, 1년에 한 번쯤은 나를 위한 보상이나 여행을 가면서도 돈을 모아 집을 사야 한다. 결혼도 잘해야 하고, 가족들과 화목하게 살면서도 사회적으로 인정도 받으면 좋겠다.



  과거에 나는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것, 자연스럽게 흘러 갈 일들조차 ‘내가 노력해서 최선의 결과를 얻어야 한다’라고 생각했다. 나에게 최선이 무엇인지 모르기에, 오지 않을 것 들도 모두 내 노력으로 붙잡으려 했다.



  맞지 않는 관계들과 보수적인 경쟁 사회가 불편했다. 다들 쉬운 것 같은데 나만 이렇게 힘든 건가 싶었다. 한 겹 포장된  내 모습으로 잘 적응하는 척하는 사회생활 속에 나의 정체성 은 흐릿해져 가고 있었다.

화가 부글부글 끓어 울면서 집에 돌아왔다. 내일 또 출근 할 생각을 하면 심장이 두근거리는 증상과 두통이 몰려왔 다. 답이 보이지 않는 걱정으로 잠을 못 이뤘다.

 ‘왜 그렇게 서로를 비난하고 깎아내리기 바쁠까’, ‘같이 즐 겁게 일할 순 없는 걸까’ 내 맘 같지 않은 사람들과의 관계,  이상과 현실과의 괴리감, 서툰 사회생활 속에서 ‘이 일이 나 에게 맞는 건가, 옳은 선택을 한 걸까?’ 하며 나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재에 대한 의심은 ‘과거에 이랬어야 했 나?’하는 선택에 대한 후회로 이어졌다. 어떻게 사는 것이  ‘맞는 삶’인지 혼란스러웠고 정답을 알고 싶었다. 그렇게 스스로에 대한 가치관의 혼란이 왔다.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무언가가 주어지면 ‘꼭 잘 해내야 한다’라는 압박감에 스스로를 못살게 굴었다. 그렇기에 ‘못하면 어떡하지?’라며 불안했고 ‘나는 저렇게 살고 싶은데, 지금의 나는 뭐지?’라는 괴리감에 걱정이 많았다. 또 이런 불안감이 찾아왔을 때 그것을 처리하는 방법을 몰라 그 우울 속에  더 깊이 빠져들곤 했다.  나는 이렇게 힘든데 그들은 어떻게 잘 사는 건지 궁금했다. 이리저리 줏대 없이 휘둘렸다. 나의 감정이 혹여 남에게  부담이 될까, 미움을 받을까 표현하지 못했다. 그렇게 유했던 성격은 점점 뾰족해지며 혼란스럽던 나는 생각했다. ‘마음이 평온한 상태, 몸과 마음이 건강한 내가 되고 싶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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