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상해일지 16화

[상해일지] 빈틈없이 쉬기

by zunrong

이번 글에는 상해에서 지냈던 일상을 남겨보려고 한다. 상해 온 지 어언 25일이 지났을 때 생활 패턴이 잡히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낯설었던 것들이 이제는 생활에 하나하나 녹아들고 있었다. 더불어 한국보다는 짧지만, 한국과 마찬가지로 추석 명절이 왔기에 휴식하는 날 일상을 남기기에도 너무 좋은 타이밍이었다. 아침부터 유튜브에서 볼 법한 브이로그를 찍는 느낌으로 아침밥을 차렸다. 메뉴는 토스트와 계란, 토스트라 하기에는 뭐 한 게 그냥 식빵을 구워 계란과 같이 먹었다. 도시 사람 느낌으로 챙겨 먹은 뿌듯함은 덤이었다. 밥을 먹고 난 뒤 독서와 유튜브를 즐긴 후 헬스장으로 향했다. 명절이라 그런지 사람이 없어서 너무 좋았다.(사실 평일에도 사람은 없었는데, 중국에서는 미의 기준이 피부가 하얗고 마른 사람이다 보니 헬스가 딱히 인기가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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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7층에 위치한 헬스장 사이버 펑크!

오후에는 '예원'을 갔다. 龙柏新村 역에서 10호선을 타고 한 번에 갈 수 있다. 9월 예원은 추석 이벤트와 맞물려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중국 옛 거리의 느낌을 볼 수 있고 길거리 음식들도 즐길 수 있다. 딤섬이 유명한 지 오래된 딤섬집들도 많았다. 딤섬집도 바로 도전하고 싶었으나 웨이팅이 길어 구경만 한 뒤 바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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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원 주변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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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서 양꼬치도 먹었다. 꼬치 하나에 6천 원 정도였는데 맛은 그다지,, 돌아와서는 집 근처에 있는 완샹천 백화점에서 아이쇼핑을 즐겼다. 무언가를 사지는 않았지만, 그대로 들어가기에 아쉬운 느낌이 들어 지하에 있는 마트까지 점령했다. 마트에서 다음날 태풍을 대비해 먹을 음식과, 저녁에 먹을 안주를 구매했다.

output_1798717231.jpg?type=w966 유자맛 술과 일본식 닭꼬치

집으로 돌아와서 맥주와 함께 빈틈없는 하루를 보냈다. 사람 성향에 따라 어떤 사람들은 휴일을 잘 보냈다고 할 것이고, 어떤 사람들은 저게 무슨 휴식이냐고 할 수 있다. 사실 나는 온전한 휴식은 잘 즐기지 못하는 타입이다. '호캉스'와 같은 휴식은 나에게 맞지 않고 '집순이', '집돌이'와 같은 단어도 어쩌면 조금 거리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가끔은 하루를 온전히 잠만 자고 침대에서 나오지 않는 사람들이 부럽다. 빈틈없이 진짜 '쉼'을 하고 싶지만 성격상 어려워하는 내가,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동경이랄까? 주중에 일이 힘들 때면 '주말에 아무것도 안 하고 하루 종일 잠만 자야지' 다짐을 하지만, 막상 주말이 오면 그러지 못한다. 빈틈없이 자꾸만 움직이려고 한다. 아침에 들고 나온 핸드폰 배터리는 언제 떨어질지 몰라 조마조마하며 아껴 쓰는데, 정작 나 자신의 배터리가 몇 % 남았는지 몰라 그냥 막 쓰는 느낌이랄까. 그래도 하이브리드처럼, 움직여야 충전이 되는 부분도 있는 성격이라 그나마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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