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1]
산책은 참 좋은 여가 생활이다. 혼자 할 때면 노래를 들으며 감성에 젖기 좋고, 사부작사부작 돌아다니며 사람들이나 풍경을 구경하기에도 좋다. 같이할 때면 깊은 대화를 나누기도 좋고, 때로는 설렘을 느끼기도 한다. 이렇듯 산책은 긍정적이 요소들만 있는 아주 좋은 여가 생활이라고 생각한다. 상해 숙소에서 걸어서 20분 정도 거리에 큰 공원이 하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사부작사부작 공원으로 걸어갔다.
대륙 스케일이라는 말이 괜히 있지 않은 듯 공원은 생각보다 훨씬 크고 넓었다. 공원관리도 잘 되어 있어 주변에 쓰레기를 볼 수 없었고 잔디도 잘 관리되어 있었다.
공원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들, 연인들, 운동하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구름이 많이 껴 햇빛이 비치는 날씨는 아니었으나 오히려 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시원하게 산책을 할 수 있었다. 노래를 들으며 이곳저곳을 누비는 느낌은 극락이었다. '이게 산책이지, 이걸 한 달 동안 잊고 살았다니 잠시 너무 큰걸 잊고 있었던 게 아닐까?' 그렇게 두 시간 정도 산책을 하고 나서도 집으로 들어가기가 너무 아쉬워 사부작사부작 발걸음을 옮겼다.
공원 바로 옆이자 내 상해 생활 중에 제일 자주 가는 나만의 핫플레이스 완샹청 백화점이다. 백화점에 있는 음식점은 가격이 비싸서 한 번도 먹지 않았었는데 오늘 하루는 온전히 즐기고 싶었다. 그리하여 저녁은 '팀호완'이라는 홍콩 딤섬 음식점으로 향했다. 홍콩에서 미슐랭 1 스타를 받았다는 아주 유명한 식당인데 이제는 많이 보편화됐는지 대기 줄은 없었다.
스테디셀러인 하가우와 보쌈갈비를 시키고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창펀과 공심채 볶음을 주문했다. 무려 1인 4 메뉴의 가격은 약 3만 원 정도였다. 한국에서 팀호완을 가보지는 않았지만, 마냥 싼 가격은 아닌 듯싶다.
먼저 하가우는 새우 살이 통통하고 만두피도 정말 쫄깃쫄깃했다. 통통한 새우와 함께 장난 없는 감칠맛이 느껴졌다.
보쌈갈비는 (실제 이름은 모른다) 한국 갈비 소스를 조금 더 꾸덕꾸덕하게 만든 뒤 고기에 양념을 한 느낌이었다. 스테디셀러에는 항상 이유가 있다.
창펀은 부드러우면서 소스의 감칠맛이 느껴지는 게 역시나 기대에 부응했고 공심채 볶음도 맛있었다. 밥을 먹고 난 뒤에 중국식 코인 노래방에 도전했다. 생각보다 꽤나 개방적이라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다 쳐다보는 시스템이다. 그것보다 더 큰 문제는 노래 찾기가 너무 어려워 찾다고 부르지도 못하고 시간이 끝나버렸다. 역시 너무나 완벽한 하루보다는 이렇게 약간의 흠이 있어야 제맛이지.
마지막으로 글을 사부작사부작 쓰며 오늘도 마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