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일지] 덮어쓰기

[2024-10-16]

먹먹한 구름을 배경으로 한 회사 테라스에서 찍은 사진으로 시작

세상을 살다 보면 덮어쓰는 일들을 많이 접한다.

‘기존 파일에 덮어쓰시겠습니까?’

이 덮어쓰기의 특징은 기존의 것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정치권에 이슈가 생기면 연예인 스캔들이 터지듯이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더 자극적인 내용들로 기존의 것을 희미하게 만들어버린다. 그리고 도파민에 지배된 우리는 덜 자극적인 것을 기억 속에서 지워버린다.

이번 주제를 덮어쓰기로 한 이유는 최근에 중국에 있는 동료들이 한국과 북한이 전쟁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며 SNS에 떠도는 이런저런 동영상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영상을 보니 무슨 탱크가 지나가는 영상, 하늘에서 다수의 비행기와 헬기가 지나가는 영상 등이다.(국군의 날 영상으로 추정된다.) 북한과의 관계가 점점 더 악화되고 있는 건 맞는데 갑자기?? 그것도 처음 보는 영상을??

동료들이 처음 물어봤던 날 아침에 봤던 뉴스가 떠올랐다. 중국의 대만 포위 훈련이 있던 날. 항공모함까지 떴던 그날이었다. 언론이나 SNS까지 통제할 수 있는 나라이기에 어차피 사람들은 그런 뉴스를 접할 수가 없을 텐데 이거 이거 사람들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는 덮어쓰기를 한 게 아닐까.

정치권을 덮는 연예인 뉴스처럼. 전 세계의 연예인 한국의 영향력일지도??!

**혹시 몰라 바이두에 검색해 보니 대만 포위 훈련 기사가 있긴 있었다고 한다.

ㅡㅡㅡㅡ

개인적으로도 타지에서의 외로움과 업무에서 오는 피로를 덮어주는 날들이었다.

이라크와 축구 경기에서 3:2로 승리를 거두는 상황에서 이번에도 치킨과 어묵탕이 자리를 함께해 줬다. 그렇게 하루의 피로를 축구와 치킨이라는 도파민으로 덮어버릴 수 있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