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15]
모든 일에는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쉼이 필요하다. 쉼을 통해 다시 나아가고자 하는 측면에서 회복탄력성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국어사전에서는 회복탄력성을 '실패나 부정적인 상황을 극복하고 원래의 안정된 심리적 상태를 되찾는 성질이나 능력'이라고 표현한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갑자기 왜 회복탄력성을 논하냐고요? 회사 일 적응에 대한 회복탄력성이 필요했다. 국경절이 끝나고 난 뒤 다시 업무에 복귀한 이후로 일하는 환경에 적응이 잘되지 않았다. 적응이라고 포장하기보다 그냥 일을 하기 싫었다고 하는 게 맞겠다. 아무래도 긴 휴식이 있었기에 '일'을 한다는 행위를 뇌에서 부정적인 상황이라고 인식했나보다. 사하라 사막에도 폭우가 쏟아지는데,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열정이 메말랐달까. 그래도 꼬박꼬박 월급 받는 직장인으로 할 일은 해 나갔다. 중국에는 대체휴무가 아닌 대체근무라는 게 존재한다.
'국경절에 오래 쉬었으니 토요일도 출근하세요 땅땅땅'
그렇게 토요일까지 메마른 가뭄의 상태로 출근한 뒤 꿀 같은 일요일 하루 휴식을 가지고 월요일부터 다시 출근했다. 하지만 이 피로를 이겨낼 쉼이 더 필요했다. 회복탄력성이 생길 쉼이란 게 하루로는 역부족이었다. 주 5일을 제안하고 적용해 나간 사람도 분명 이 회복탄력성을 알고 있었음에 틀림없다. 아니 분명 일을 싫어하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쉼 말고 다른 방법을 찾아줘야 했다. 어떤 게 나의 회복탄력성을 높여줄 것인가. 내가 선택한 것은 바로 영양 보충이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블루프로그가 보였고, 월요일이라 1+1 행사를 하고 있었다. 블루프로그는 '우물 안 개구리'편에서 언급된 적이 있는 중국의 유명한 수제 햄버거 체인점이다. 패티의 굽기도 고를 수 있고 두꺼워서 패티가 주인공인 햄버거다. 텍사스에서 먹었던 웬만한 햄버거들보다 맛이 있다. 상해 맛집, 아니 중국 맛집으로 강추할만한 곳이다.
'회복탄력성'과 '영양 보충'의 상관관계를 임상시험하기에 딱 좋은 곳이었다. 혼자 온 사람은 나뿐이었고, 혼자 버거 두 개를 먹는 사람도 나뿐이었다. 원래 임상시험은 고달픈 거니까.(고달픔이라 쓰고 행복이라 읽는다.)
최근에 먹었던, 한국에서도 한참 붐을 일으켰던 파이브가이즈보다 훨씬 맛있었다. 심지어 수제 햄버거 두 개에 콜라 두 개 아무리 행사라고 해도 24000원 돈이다. 가성비와 가심비 모두 잡아버려 가성심비라 일컫겠다. 중국 여행을 가서 실패할 수 없는 음식을 맛봐야 한다면 반드시 추천한다. 또 또 추천한다. 블루프로그 찬양은 여기까지 하고, 임상 결과! 햄버거 두 개로 영양 보충을 해 주었지만, 너무 많이 먹은 탓에 소화불량으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회복탄력성이 오히려 줄어들었다. 일단 첫 번째 대책은 실패했고 회복탄력성을 높여 줄 다른 무언가를 찾아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