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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화일 Apr 04. 2024

영국에서 보내는 한 표

재외선거가 끝났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의 재외국민선거 투표율은 62.8%다.

재외선거가 2012년에 도입된 후로 역대 총선 기준 최다다.


재외국민 수가 2만 명 미만인 영국은 추가 투표소 없이 영국대사관에서만 투표가 진행되었다.

3월 27일부터 4월 1일, 6일 동안 선거인 2,208명 중 1,507명이 투표에 참여했다.

재외선거 투표율 평균보다 높다. 예이-!



선거기간 전부터 젊은 층의 무관심을 우려하는 어른들을 종종 뵈었는데 막상 선거기간이 되자 주위에서 체감하기로는 1990-2000년대생 유권자들의 참여율이 제법 높았다. 새삼 이번 선거의 실제 연령대별 투표율이 궁금해졌다.


젊은이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이야기는 언제나 나오는 말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근현대사를 되짚어 봤을 땐 젊은 세대만큼 정치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세대가 또 있었을까 싶다.

4.19 혁명부터 촛불시위까지, 변화의 시작에는 언제나 교정에서 목소리를 내던 대학생들이 있었다.


한국에서도 부재자투표에는 자주 참여했지만 재외선거는 처음이었다. 온라인 투표도 안되는데 영국에서 보내는 표가 한국까지 전달이 된다니 좋은 세상이다. 뒤에서 남들 모르게 갈릴 공무원들의 절규를 차치한다면.


부재자투표에서는 못 느꼈지만 재외선거에서는 유독 안타까웠던 부분이 있다.

투표하기 위해 먼 발걸음을 했음에도 결국 하지 못하고 돌아가야만 하는 경우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대사관 입구까지 같이 입장했던 한 가족이 사전 등록을 하지 않아 투표소까지 가지도 못하고 투표소 간판 앞에서 기념 사진만 찍고 간 경우도 들었다.

절차의 차이 때문이다.


해외에 거주하고 있는 대한민국 사람이 재외선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선거일 6개월 전부터 시행되는 국외부재자/재외선거인 신고 또는 신청을 해야 한다. 해외 장기 체류자가 신고하는 재외국민 등록과는 별개다.


본인이 한국에 주민등록이 있는지에 따라, 해외에 영주권이 있는지 등에 따라 국외부재자와 재외선거인으로 분류가 되고 사전 신고신청 후 선거인 명부에 이름이 등록되어야만 재외선거에 투표가 가능하다.

영구명부라는 시스템과 이미 이전 선거에 참여한 했기 때문에 추가 등록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선거에 참여하고 싶다면 자신이 어느 경우든 선거가 있을 때마다 미리 등록을 해 두는 편이 가장 안전하다.


신고신청 시에는 주민등록번호, 여권번호 등이 필요하고 온라인으로 채 5분이 걸리지 않는다. 대사관 방문이나 이메일을 통해 신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제 나름 최선을 다한 시스템이다.



비행기로 14시간 거리, 멀리 타국에서도 한국인으로서의 권리를 잊지 않고 끊임없이 한국의 앞날에 기여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집 앞 투표소에 걸어가 투표할 수 있는 한국과 달리 해외에서는 많은 선거인들이 자신들의 표를 행사하기 위해 말 그대로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온다.

언젠가 돌아갈 내 나라, 혹은 돌아가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들의 참정권은 의미가 없지 않다.


총선치고 많은 참여율이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제22대 총선 재외선거는 이미 마무리되었지만 다음 선거에는 또 다른 최대 투표율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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