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그녀 15화
43
후드득, 기어코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꿀꿀한 기분에 위로할 어떤 말들도 떠오르지 않았다. 졸업하고 정상적인 절차 따라 사회에 진입할 수 있었을 터인데 스스로 걷어차 버리고 공장에 취직한 찬란한 용기는 이미 익히 들었던 터라 입 밖으로 꺼내기 새삼스러웠고 노조 만들기 위해 이리저리 부딪치고 설득하고 망가지면서도 끈을 놓지 않는 내력은 자세히 알지 못하기에 함부로 꺼낼 입장이 아니었다.
빗방울이 굵어졌다. 문득 이런 빗속을 뚫고 캘리포니아 그녀가 문창반으로 걸어왔다는 오래된 기억이 떠올랐다. 미안하다, 사내가 남자에게 눈물 보이는 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굴욕인데 말이야…, 박철수는 고개 똑바로 들어 정면을 바라보았다.
후드득, 쏜살같이 추락하는 빗방울과 빗방울 사이를 쏘아보았다. 아무리 퍼부어도 젖지 않는 땅 한 주먹은 있을 거야…, 만나서 반가웠다. 언제 또 만날 수 있을진 몰라도 건너 건너 소문은 듣겠지…, 젊은 한때를 같이 했던 사이니까…, 출사표의 비장함이 언뜻 느껴지는 표정으로 박철수는 빙그레 짧게 웃고 문창반을 나갔다.
우산도 없이 굵은 빗줄기 피하지 않고 가고자 하는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용기는 굳은 신념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 잠시 후 학생회관 빠져나와 교문 향해 걸어가는 박철수를 숨죽이며 바라보았다. 캘리포니아 그녀는 박철수를 기억할까? 중앙모텔의 인철수는? 첫사랑 구애자였던 이철수는? 어쩌면 확실히 잊혀졌을 강철수는? 유격장에서도 이렇게 비가 퍼붓고 있었지….
네 편지는 좀 아니다 싶어. 그리움이야 어디에 있든 늘 있는 법이고 시(詩)를 쓰지 못해 편지 보내는 말도 이해할 수 있어. 나 역시 마찬가지니까. 하지만 뭔가 아니다 싶어. 읽고 나서 기분이 우울했거든. 박철수 때문일 거야. 무슨 의도로 박철수 얘기를 하는지 짐작할 수 없지만 이곳 생활이 추억에 젖어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한가한 욕망을 느낄 정도로 여유롭지 않아.
지나온 길은 이미 지나온 길, 지금을 거기에 묶어두고 싶지 않아. 지금을 돌보지 않고 지나온 길을 추억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아. 멜라니 영향일 거야. 하지만 김철수는 끊임없이 되새김질해. 꽃제비 시절의 과거로 하버드 생활을 각성시켜. 삶은 구간마다 뚝뚝 떨어져 있는 게 아니라 그냥 한 뭉텅이라고 말이야. 어쩌면 김철수가 맞을지도 몰라. 부지런히 나를 자신의 생활 속에 편입시키려는 노력도 눈물겹지만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 사람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
늘 보는 멜라니의 알몸이지만 매번 새로워. 전신 거울 앞에서 생쇼를 하는데 예전엔 없던 버릇이래. 같은 여자인 나도 눈요기가 되니 딱히 말리거나 멈추게 할 생각은 없어, 그럴 입장도 아니지만. 브라질리언 왁싱을 했는지 털이 없어. 처음엔 너무 이상하고 야릇해서 깜짝 놀랐어. 이젠 왁싱하지 않은 내가 이상해. 찰싹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징그러운 거머리처럼 느껴져. 음흉하고 엉큼한 기운이 감도는 것처럼 느껴져. 그러다가 느닷없이 읽는 것은 절대로 보는 것을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
누가 이야기를 거머쥘 수 있을까? 이야기의 황제는 보는 것이 될 거야. 영화가 될 거야. 넷플릭스의 승승장구만 봐도 눈치챌 수 있어. 한 방 먹었다고 복수하는 건 아니야. 우리가 사랑했던 모든 소설은 영화가 화려하게 꽃피기 이전의 것들이야. 하다못해 영화로 변신까지 해. 맞아. 사람은 애당초 게을러. 보는 것은 사람을 단순화하고 획일화시키지, 규격품 연탄처럼. 사람은 편리한 걸 좋아해. 골머리 쓰며 읽은 것은 싫어해. 남과 다른 자신보다 남과 같거나 비슷하길 원해. 소설은 뒷방 신세를 면치 못할 거야.
브라질리언 왁싱을 한 멜라니가 전신 거울 앞에서 존재감 맘껏 발휘하면 왁싱하지 않은 내가 멀찌감치 떨어져 좁은 어깨 가뜩이나 움츠리고 있는 것처럼. 너에게는 불길하고 치명적인 예언이 되겠지? 그러나 이건 분명한 객관적인 사실이고 시대적 흐름이야. 억하심정으로 말한다고 여기지 마. 어쩌면 처음부터 글쓰기는 외로운 거니까. 너무나도 외로워서 멜라니는 외박을 자주 하는지도 몰라.
외박하고 돌아온 날이면 항상 낯선 남자의 냄새를 맡아. 항상 그렇지는 않지만 어떤 때는 미쳐버릴 것 같아 하루 종일 정신 놓고 지낼 때도 있어. 하지만 김철수는 아니고 조셉도 아니야. 샘이라면 생각해볼 여지는 있어. 편지를 부치러 갈 때마다 만나는 샘은 해맑아. 마음이 편해져. 남쪽 한국이나 북쪽 한국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아. 물론 샘이 색맹이어서가 아니야. 얼굴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는 나에게 색맹은 흠이 될 수 없어. 생각 많은 나에게 세상을 단순하게 파악하는 샘이 어울릴지도 모르겠어…, 물론 혼자 생각이야.
그런데 인형같이 예쁘장한 남자아이가 샘에게 대디라고 했어. 듣지 말아야 할 말을 들은 거였어. 캘리포니아 사람들이 동양인 나이를 가늠할 수 없듯이 나도 샘의 나이를 가늠하지 못한 거였어. 나이가 아니라 샘을 알지 못했던 거야. 마음속으로 데이트 상상하고 몸짓 꾸미고…,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주접질 한 거야. 그래서일까, 데이트는 쉽게 포기하지 못할 것 같아, 샘이 진심으로 신청한다면.
44
양손에 먹음직한 떡이라도 들고 있다고 생각하는 걸까, 김철수는? 너희들은 어떻게 살아? 멜라니가 물었을 때 김철수는 약간 자조적인 목소리로 말했어. 그냥 살아. 평양 밖으로 나가보지 못한 멜라니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야. 물론 나도 이해하지 못하는데 멜라니가 넉넉하게 짐작하고 온몸으로 받아들인다고 생각하진 않아.
가령 이런 거야. 타임머신 타고 과거로 껑충 건너가서 사람은 저마다 자유의지가 있으며 인권이 있고 인간답게 살아갈 권리가 있으니 왕이 가지고 있는 생사여탈권을 부정하라고 한들 가능하겠어? 요컨대 현재의 가치관으로 과거를 판가름하는 짓이 과연 과거를 제대로 이해하는 걸까? 멜라니는 프랑스의 가치관으로 북쪽 한국을 바라봐. 모든 게 신기하고 이상할 테지.
함흥 벗어난 이틀째, 장마당 헤집고 돌아다니고 있을 때 깡마른 하전사 두 명이 누나 근처를 얼쩡거리고 있다는 걸 알지 못했대. 고등중학교 6학년인 누나는 인민재판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대. 동해 푸른 바다를 등에 업고 총살된 아버지와 어머니를 잊을 수 있겠어? 빙두가 무엇인지 몰랐대. 모든 게 엉망진창이었대. 장마당에서 길을 잃었대. 두 살 터울 형이 두부밥 하나를 손에 움켜쥔 채로 땅바닥에 엎어져 헐떡거리고 있는 걸 간신히 찾았대.
사람들은 아무도 쳐다보지 않았대. 한참 지나서야 나타난 누나는 제정신이 아니었대…. 그 기억 놓지 못하는 김철수가 오른손엔 멜라니를 왼손엔 나를 쥐고 있다고 믿고 있으니 웃겨. 어쩌면 수시로 바뀌는 멜라니의 파트너 중에서 김철수가 있을지도 몰라. 내가 상관할 일은 아니니까 신경 쓰지 않아. 하지만 멜라니도 알고 있지 않을까? 과거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건 내일을 사는 게 아니라 단지 어제를 사는 것뿐이라는 걸. 시(詩)를 쓰지 못하는 나도 아직은 과거를 벗어날 수 없어서 인지도 몰라. 하지만 노력하고 있어. 이제는 흐린 얼굴마저 떠오르지 않는 허쯔를 생각하면 하루하루 앞으로 걸어가고 있다고 여겨져. 너희들도 그렇겠지? 이만 총총총….
"어떤 때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어.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그녀가 이미 아닐지라도 우리가 사랑했던 그녀는 분명하니까."
김용덕은 편지를 읽고 나서 다소 허탈한 표정이었다. 그녀와 우리 사이에 가로놓인 태평양을 상상조차 할 수 없듯이 쓰여지지 않은 그녀의 생활이나 생각도 마찬가지였다. 섣불리 추측하거나 단정 지을 수 없었다. 그러나 김철수 얘기에는 하나같이 이질감을 느끼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남쪽과 북쪽 살림살이 합치지 않고 제각각 살아가는 게 뭐가 이상하냐고 반문하는 후배들을 핀잔하면서도 미처 눈치조차 채지 못하는 적개심을 가지고 있었던 걸까? 그녀를 온전히 김철수에게 빼앗기고 있다는 있을 수 없는 넘겨짚음에 스스로 빠져 허우적거리는 걸까?
"한 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듯이 한 번 빨갱이는 영원히 빨갱이야…. 용납할 수 없어!"
주먹 쥐고 탁자 힘껏 내리치는 김용덕을 철저히 지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외면할 수도 없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중간함 어디쯤에서 갈팡질팡하지만 그녀는 확실히 레드 콤플렉스 따위는 없는 것 같았다. 그녀가 보고 듣고 느끼고 살아가는 땅이 더없이 낯설게 다가왔다.
"이미 샘 하고 데이트했다는 거에 올인한다."
"포커하냐? 올인이게?"
"너희 둘 요즘 수상해. 붙어 다니잖아?"
김용덕은 김철수보다 유부남 샘에게 한 표 던지면서 느닷없이 장욱진과 김선미를 째려봤다. 놀라지도 않고 터무니없다는 표정도 짓지 않고 의심하는 김용덕의 눈길을 즐기는 듯했다.
"수업 같이 들으니까. 그리고 문창반 올 때도 따로따로 와야 하냐?"
"학과에 소문이 쫙 깔렸던데? 염문설이."
"밖에서 보면 그렇게 볼 수 있지만 우리 안에서까지 그걸 믿냐?"
"하긴 애들이 우릴 이상하게 보긴 해. 밥도 되지 않는 시를 쓴다고 별종 취급하더라. 참, 인철수 만났던 얘기 했던가? 영풍문고에서."
"졸업은 했어?"
"알 게 뭐야. 그런데 뭐 하는지 알아? 기자래. 그놈 실력으로 들어갔을 리는 없고 수상하지 않아?"
"줄이 있잖아. 꽂아준 거겠지."
"그렇겠지? 나도 그렇게 생각해. 학교 다닐 때부터 여기저기 촐싹 맞게 기웃기웃 프락치질 하더니 나름 쓸모 있다고 봤는지도 모르지."
겉으로 드러내지 않지만 일 년도 채 남지 않은 졸업 앞두고 취직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너는 대학원 간다며? 배짱도 좋다. 등록금은 어떻게 감당하려고?"
김용덕은 이죽거리면서 벌떡 일어나 창가로 다가갔다. 정성스럽게 접은 종이비행기를 힘껏 날렸다. 비행기는 조금도 망설임 없이 체육관 지붕에 내리꽂혔다. 시간은 빠르게 우리를 지나가고 있었다.
45
"지난 얘기지만 인철수가 문창반은 가만히 뒀대. 현사반 작살나고 탈반 솎아내고 난리 칠 때…, 믿거나 말거나야."
"6.10 항쟁 때?"
"앞뒤로 해서. 인철수한테서 직접 들었는데 예측 불가능한 녀석이라 진짜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잖아?"
그 무렵 문창반 케비넷 안에 여러 숱한 시집이나 소설들, 문창 일기 따위들은 없었다. 줄 맞춰 나란히 화염병 차곡차곡 숨죽여 숨어 있었다. 학교 정문에 전선(戰線) 만들어져 전경들과 공방전을 벌이는 지루한 날들이 계속됐다. 교문 진출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화염병 투척과 이를 막기 위한 최루탄과 페퍼포그 차량의 무자비한 지랄탄 발사가 일상이었다. 가뜩이나 좁은 캠퍼스는 온통 시큼하고 역겹고 자극적인 최루탄 냄새로 진동하고 드문드문 빈자리 보이던 중앙도서관 열람실은 이내 텅 비고 강의실까지 침범한 지랄탄은 더없이 고약했다.
"얍삽한 놈이지만 어쩌면 사실일 수도 있어. 종암 경찰서에 붙잡혀갔을 때 유치장에 있다가 다음 날 풀려났잖아?"
장욱진은 김선미를 건너다보았다. 김선미는 고개를 끄덕였다. 취조실이 따로 없었다. 경찰서 안에는 경찰보다 학생들이 더 많았다. 저마다 이웃집 아저씨나 형들처럼 평범하게 생긴 형사들 앞에 앉아 무슨 대역죄인 마냥 아침부터 붙잡혀 오기 전까지 일들을 1분 단위로 진술해야 했다.
독수리 타법의 형사들은 며칠째 퇴근하지 못한 탓을 학생들에게 돌렸고 학생들은 기가 죽어 어깨 움츠리면서도 사실과 거짓 사이를 날렵하게 건너다니면서 자신의 행적을 풀어놓았다. 독수리 타법은 결코 쏟아지는 말을 이길 수 없었다. 이 새끼 고생하는 부모 생각하지 않고 저 새끼 머리통 굵어도 세상 물정 아직 모른다는 욕설 난무하고. 짭새들도 자신이 지금 무슨 짓을 하는지 알고 있을까?
유치장에서 시루에 꽂힌 콩나물처럼 머리만 빠꼼히 치켜들고서 장욱진은 궁금해했다. 유치장 바로 앞에서 김용덕은 취조받고 있었다. 고향이 목포구만. 광주에 갔었겠네? 솔직하게 얘기해. 형사는 김용덕에게 윽박질렀다. 김용덕은 거짓과 거짓 사이를 위태롭게 건너뛰고 있었다. 역사 앞에서 부끄러움보다 목구멍 포도청이 무서운 걸까? 형은 너무 낭만적으로 생각하는 거 아니에요? 짭새들에게 역사가 어디 있어요?
맞아. 저들은 파편화된 개인들이니까. 스스로는 조직화한 개인이라고 여길 테지만 정당성이 없거든 물론 도덕성도. 길고 지루한 진술을 마치고 돌아온 김용덕은 지쳐 있었다. 김용덕 앉았던 의자에 앉자 형사는 짐짓 놀란 듯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안동 풍산이구만. 그런데 데모를 해? 이럴 수가 있나…?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도 인철수가 문창반에 대해선 함구했을 거야. 우리에겐 그녀가 있었잖아? 인철수가 좋다고 꽁무니 졸졸 쫓아다니지 않았냐?"
"그럴까? 설마…?"
"그녀가 슬며시 언질 줬을지도 모르지. 문창반은 건들지 말라고. 프락치 얘기도 박철수 면회 갔다가 들은 거잖아?"
"잔머리 대마왕 인철수가 그녀 말을 순순히 들을 정도라면 둘 사이에 뭔가 있는 거 아니야?"
장욱진의 의혹 제기에 모두 시큰둥했다. 지나간 흩어진 시간들을 퍼즐 맞추듯이 이리저리 끼워 맞추는 일이 재미있고 자못 흥미진진한 일이긴 하지만 과도한 넘겨짚음은 자칫 스스로 깊은 상처를 만들기도 했다. 캘리포니아 그녀를 온갖 선행 베푸는 숨은 천사로 둔갑시킨다면 우리의 찬란한 과거는 허구와 거짓으로 덕지덕지 기운 누더기가 되기 십상이었다. 결코 온전히 객관적일 수 없지만 숨 쉬며 피부로 느꼈을 과거의 시간들이 저마다의 체험만큼 약간은 삐뚤어지고 삐딱하더라도 오로지 자신만이 간직할 수 있기에 더욱 조심스러웠다.
"인철수한테 진정성을 바라는 것 터무니없는 일이긴 해도 그녀 안부를 묻데? 그런 거 보면 장욱진의 의혹이 아주 뿌리 없는 건 아니지만 조심해야지. 말이 씨가 된다고 하잖아? 설령 한 때 사귀던 사이라도 해도 그게 뭐 대수냐? 솔직히 썸 타지 않는 남녀 사이가 어디 있냐? 너희 둘도 썸 타는 거잖아?"
김용덕은 장욱진과 김선미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장욱진은 할 말 없다는 듯이 슬그머니 일어나 창가로 천천히 걸어갔다. 탁자에서 틈틈이 접었던 종이비행기를 힘껏 날렸다. 비행기는 결코 학교 밖으로 비상하지 못했다. 체육관 지붕에는 비둘기 떼처럼 여기저기 모여 있는 비행기 잔해들이 햇살에 반짝이고 있었다.
"비행기를 얼마나 더 날릴 수 있을까? 곧 끝이 오겠지?"
장욱진 말에 모두 표정들이 어두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