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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가연 Jun 21. 2023

착해 빠진 게 아냐

'착해 빠진 게 아냐'는 올 8월에 발매되는 이가연의 3년 5개월 만의 신곡이다. 데뷔 싱글을 발매 한 뒤 이토록 공백이 길었던 적이 없다. 그동안 2016년에 두 곡, 2018년에 세 곡, 2020년에 한 곡을 발매했다. 2017년에는 두 차례 앨범 발매 이후로 스스로 앨범 제작에 한계를 느껴 나도 기획사에 들어가서 지원을 받으며 앨범을 내고 싶다는 바람이 컸다. 또 2019년에는 소위 슬럼프가 와서 노래를 거의 하지 않았다. 그동안 써둔 곡도 많은데 이번에는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


첫째로 제작 비용 문제가 있다. 하나의 곡을 완성하는데 80만 원에서 120만 원까지 들었다. 솔직히 말하면 그 정도 여윳돈이 생기면 바로 여행이 가고 싶었다. 그전까지는 어려서인지 가족 여행이 아니면 여행을 상상하기 어려웠다. 국내는 부산, 제주도, 해외는 미국 LA, 스페인, 런던 여행까지 이제는 다 혼자 여행을 너무 잘 다니게 되었다.


또한 마지막으로 낸 앨범이 내 마음에 쏙 들지 않았다. 그 노래를 최근 들어서야 다시 들을 정도로 무슨 이유에서인지 별로 좋아하지 않았고 아쉬움이 컸다. 최근에 다시 들어보니 '내가 왜 이 노래를 이렇게까지 피했을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유일하게 여태껏 한 번도 제대로 공연에서 부른 적이 없다.


마지막으로 내가 쓴 곡을 편곡해 줄 사람이 당장 없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였다. 만일 편곡을 하는 지인이 있었다면 제작 비용이 들더라도 진작 발매를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는 사람이 없기에, 앨범을 내고자 하면 일단 편곡자 구하는 일부터 수고스러웠다.


런던에서 대학원생이 되기 전에 음원 한 곡을 내고 싶은 마음이 들자 이곳저곳 알아보았고 감사하게도 편곡자 분을 소개받을 수 있었다. 노래는 진작에 다음 앨범으로 발매하고 싶어서 2020년부터 정해두었던 곡이 있었고 이미 피아노를 치며 녹음해 둔 파일이 있어 바로 편곡 작업에 들어갈 수 있었다.


전에 발매했던 '친구 아닌 너'와 비슷한 분위기의 곡이라 그때 느꼈던 감정과 그 나이 때 감성이 새록새록 생각났다. 이 노래를 부르고 있으면 다섯 살 어려진 기분이다. 이 노래는 만 19살이었던 2017년에 썼다. 당시 쓰고 나서도 자주 부르고 좋아하던 노래인데 이렇게 늦게 발매하게 되어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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