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ADHD를 가진 사람들이 갑작스러운 변화나 종결을 경험할 때 겪을 수 있는 증상을 챗지피티에게 물어봤다.
첫째로, ADHD를 가진 사람은 감정이 매우 강하고 급격히 변화하는 경향이 있다. 갑작스러운 종결이나 변화가 있을 때, 혼란스럽거나 충격적일 수 있어서 감정의 기복이 극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나는 작년 6월 단 사흘 만에 모든 짐을 싸서 한국에 돌아왔다. 남은 3개월, 비록 수업은 없지만 영국에 있어야 했던 시간이었다. 당장의 행복을 위해 돌아왔지만 결국 6,7월 내내 행복하지 못하고 8월에 다시 짧게 영국에 갔다. 그러니 '왜 그랬을까'하는 자책이 심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제는 한국에 갑자기 돌아오던 선택도, 영국에 갑자기 갔던 선택도 모두 ADHD 탓이었던 걸 알지만 여전히 그때를 생각하면 감정이 격해진다.
둘째로, 머릿속이 혼란스럽고, 이전과 달리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몰라 무기력하거나 우울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약 두 달 동안 이력서를 105군데 넣어도 일 구하기가 어려웠다. 출판사, 기획사에 보낸 이메일을 합하면 오백번 이상의 메일을 보냈다. 한국에 돌아온 걸 후회하지 않으려고, 어떻게든 한국에서 잘 살려고 노력했는데, 객관적으로 ADHD가 아닌 사람도 무기력과 우울감을 느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마지막으로, ADHD를 가진 사람은 자기 회의나 과거에 대한 집착이 강해질 수 있다. ADHD는 감정을 2 또는 9로 느낀다. 그런데 9를 느꼈던 모든 순간이 영국에서 있었다. 그러니 사진첩에서 사진도 보기 어려웠다. 또한 ADHD는 끊임없이 그 결정을 떠올리거나 어떤 행동을 계속 반복하려는 강박적인 성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나랑 지금 10분 대화하면 그중 한 번은 '영국'이라는 단어가 나올 것이다. 5월에 비행기를 예약해두지 않았다면, 지금 통장에 오백만 원만 있었다면 아마 난 계속 항공권을 찾아보고 있었을 것이다. 통장에 5월에 영국 가서 쓸 생활비도 부족하기 때문에 그러지 못하는 거다.
그냥 갑작스러운 변화나 종결을 경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