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경우*****
1. 가만히 앉아있지 못한다. X
가만히 앉아서 여러 권의 책을 번갈아 읽는다.
고등학교 때는 도서관 책 대출이 한 번에 2권까지였지만, 대학 다닐 때는 한 10권은 되었던 거 같다. 7-8권 정도 쌓아두고 동시에 4-5권을 읽었다. 한 가지에 오래 집중하는 건 어려워도, 앉아있는 거 자체는 어렵지 않다. 그래서 어릴 때 아무도 의심 못 했다.
몸을 계속 움직여야 한다는 건 일부 ADHD에게만 해당된다. 나처럼 움직이지 않아도 머릿속이 과부하 상태인 경우가 있다. 동시에 여러 개를 하는 것으로 집중을 잘하는 사람도 있다.
2. 학업 성적이 안 좋다. X
골고루 잘하긴 했으나 국어, 영어 성적이 특히 더 좋긴 했다. 워낙 나는 초등학교 때 대치동 수학 학원도 하루 5시간씩 다닌 기억이 있어서, 뭘 못하기가 어려웠다. 다만 음악 하기를 결심한 이후엔, 과목 별로 편차가 생겼다.
ADHD는 초집중(Hyperfocus) 상태를 발휘할 때가 있다. 본인이 좋아하고 의미 있다고 느끼는 분야 한정이다.
3. ADHD는 증상이 다 똑같다. X
크게 주의력 결핍형, 과잉행동 충동형, 복합형으로 나뉜다. 주의력 결핍형은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거나, 일을 미루거나, 멍을 자주 때릴 수 있다. 나는 주의력 결핍형은 아니기 때문에, 인터넷 ADHD 체크리스트에서 해당되는 게 거의 없었다. 그러니 ADHD는 인터넷 체크리스트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렵다.
과잉행동 충동형은 말 그대로 충동적으로 행동하거나 말이 많을 수 있다. 뇌를 거치지 않고 말부터 튀어나와서 후회할 때도 있다. 그게 나는 좋게 발현이 되어, 자작곡이나 글을 굉장히 빠르게 쓴다. 차례를 기다리는 걸 답답해한다고 하는데, 내가 왜 맛집이나 무언가 줄 서야 되면 바로 포기하는지 알게 되었다.
진단받지 않은 ADHD인 사람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조용한 ADHD도 있고, 눈에 띄는 ADHD도 있다. 결국 다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