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Work-life-balance)은 없다

balance와 equilibrium

by 낙서인간

요즘 직장인의 가장 큰 관심사는 '워라밸' Work-life-balance 즉, 일과 삶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느냐하는 것입니다. 취업준비생들이 직장을 고를 때 고려하는 요소에도 워라밸이 중요한 자리를 차지합니다. 이에 따라 적은 업무 시간, 자율적인 의사 결정, 휴가를 마음 놓고 즐기는 분위기, 각종 편의·복지시설의 중요성이 강조됩니다. 워라밸은 인생이라는 양팔 저울에 일과 삶이 놓여있다고 가정하고 일의 무게를 덜어서 균형을 맞추자는 개념입니다.


양팔 저울의 '균형 (Balance)', 즉 수평을 맞추려면 저울의 양쪽에 놓여있는 사물이 서로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만 합니다. 그래야 한쪽의 무게를 덜거나 더함으로써 균형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만약 한쪽의 무게 변화가 다른 쪽 무게에 영향을 미친다면 균형을 맞추기가 대단히 어려워집니다. 더구나 두 사물이 서로 분리되지 않는다면 저울에 올리는 것조차 불가능합니다.


일과 삶은 무 자르듯 구별하기 어렵습니다. 삶의 영역에 속하는 먹고 자고 놀고 사람들과 교제하는 행위는, 일을 하는 나의 컨디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가족을 예로 들면, 내가 일을 해서 받는 봉급과 복지는 내 가족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역으로 가족은 내가 하는 일에 영감을 주기도 하고 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일과 삶은 서로 영향을 끊임없이 주고 받습니다. 또 삶과 일은 서로 분리돼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상당한 영역에 겹쳐 있습니다. 일과 삶을 분리해서 양쪽의 완벽한 균형을 유지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머리 속으로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광고나 드라마에도 자주 등장합니다. 그러나 우리 주위에서 그런 사람을 만나기는 어렵습니다. 겉으로 그렇게 보이는 사람도 며칠만 같이 지내보면 일과 삶이 매우 혼재돼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화학적 균형(chemical equilibrium)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화학 반응이 일어날 때 정반응 속도와 역반응 속도가 같아서 겉보기에 화학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퀼리브리움(equilibrium) 개념은 경제학에도 쓰입니다. 수요와 공급이 맞아 서로 균형을 이룬 것을 말할 때 밸런스(balance)가 아니라 이퀼리브리움(equilibrium)을 사용합니다. 이 때의 균형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평형을 이루는 것으로 동적 평형이라고도 합니다.


당신이나 당신의 삶에 균형은 없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대신 당신은 세상에서 인풋을 얻어 그것을 어떻게 해서든 대사해 유용한 것을 산출하는 존재다. 나아가 그런 방식으로 그 일을 지속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존재다. 건강하게 발전할 때 당신은 세상에 영향을 주며 세상 역시 당신에게 영향을 준다. 당신에게 활기를 북돋우고 에너지를 주는 세상의 특별한 원료를 찾아 받아들이고 그것을 삶의 양분으로 삼아 세상에 기여할 때 에너지가 높아지면서 당신은 가장 건강한 상태를 유지한다. 우리는 균형이 아니라 바로 이런 상태를 추구해야 한다.
-바커스 버킹엄, 애슐리 구달


'워라밸은 존재하지 않는 허상'이라고 하면 지나친 말일지는 몰라도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미션입니다. 우리는 일에서 충족감을 얻음으로써 행복한 삶을 영위해나갈 에너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행복한 감정은 일에 충실히 전념할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해 창의력과 집중력과 같은 능력을 최대치로 고양시킵니다. 우리는 이처럼 일과 행복이 동적 평형(equilibrium)을 이루는 삶을 추구해야 합니다.

✈ 그림 설명: 포르투갈 포르투(Porto)에 있는 렐루서점(Livraria Lello)을 종이에 사이펜으로 그려보았습니다. 1881년에 지어진 유서깊은 서점입니다. 해리포터의 작가인 조앤롤링이 포르투에서 영어교사를 했을 때 렐루서점에서 호그와트의 영감을 얻었다고 알려지면서 관광명소가 되었습니다. 돈을 내고 줄을 서서 입장해야 하지만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매우 독특하고 아름다운 서점입니다. 어느 도시를 가든 특색있는 작은 서점을 찾아보곤 하는데요. 이야기와 역사와 지역정서가 살아 숨 쉬는 전세계의 작은 서점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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