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월 Oct 26. 2022

그건 모르잖아요.




세상에는 재미있는 일이 너무 많다는 우리 조카 말랑이에게 물었다.


“말랑, 이모가 고민이 있는데 한 번 들어줄 수 있어?

 1번 계속해왔던 일이라 잘하는 일이야. 그런데 재미는 없어.

 2번 좋아하는 일이라 재미있을 것 같아. 그런데 한 번도 안 해봐서 잘 해낼지 알 수 없어.

 말랑이라면 두 개중에 어떤 일을 고를 것 같아?”


똘똘한 눈을 몇 번 깜박이며 밀크셰이크를 쭉 빨아들인다. 

그런 후 씩씩하게

“2번”


생각보다 빠르게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 물었다.

“왜? 이미 잘할 수 있는 일이 있는데도?

 진짜 한 번도 안 했던 일이라 잘할지 아닐지 전혀 모르는데?”


씩 웃다가 나를 빤히 바라본다. 사랑스런 표정으로.

“그러니까요! 잘할지 아닐지 모르잖아요!”




- 매일 돼지만 그리던 말랑이가 사진을 보고 따라 그렸다며 보낸 그림.  한참을 보다 괜히 울컥했다. -
작가의 이전글 익숙해지는 중입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