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반비 Jan 07. 2024

0원으로 창업해 월급만큼 벌어보았습니다

1장.재테크에 진심입니다 : 돈 공부 6년차

주식도, 부동산도, 블로그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고 나니 새로운 도전이 하고 싶어졌다. 바로 무자본 창업이었다. 자기 자본 없이 0원으로, 즉 무자본으로 온라인 지식 창업을 해서 돈을 버는 구조를 말한다. 당시에는 온라인 건물주라는 말이 대세였고 스마트스토어라던가 크몽, 프립 같은 수단이 있었다. 



그 중에서 내가 주목한 것은 온라인 중개 서비스였다. 특별한 재능이 없어도, 직접 일하지 않아도 재능 있는 사람들을 찾아 그들과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 디자인 작업이라고 치면 내가 직접 디자인하는 것이 아닌 전문 디자이너에게 의뢰하고 결과물을 고객에게 전달하는 식이다. 



처음에는 직접 노동하지 않고 돈을 버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싶었는데, 생각해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회사 중 아웃소싱 형태가 굉장히 많다. 멀리갈 것 없이 크몽만 해도 그렇다. 수많은 전문가들을 한 사이트에 모아놓고 그들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고객들에게 제공해주는 중개인 역할이다. 집주인과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공인중개사, 종종 이용했던 전화영어 업체들도 원어민과 한국인을 연결해주는 것이기에 전부 아웃소싱의 범주에 포함된다. 



아웃소싱은 충분히 돈이 된다.  "내"가 직접 일하지 않고 믿을만한 "전문가"를 연결해줘서 돈을 벌 수 있다는 것. 이 사실을 깨닫자 내 시야가 크게 확장되었다. 지금까지는 나의 재능을 갈고 닦을 방법을 고민했는데, 이제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생각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문제는 어디에서 '재능 있는' 전문가들을 찾는가였다. 인터넷을 찾아 헤매던 중 fiverr라는 사이트를 알게 되었다. 크몽의 원조격 되는 사이트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신의 프로필을 올려 놓고 프리랜서 형태로 작업을 해주는 곳이었다. 바로 여기다! 눈이 번쩍 뜨였다. 다양한 카테고리 중 한국-외국간 서비스 단가 차이가 나는 분야를 찾았다. 그리고 전문가들에게 보낼 제안서를 만들었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한국에서 무슨 사업을 하려는데 거기에 당신의 서비스를 제공해도 되겠냐는 내용의 제안서였다. 



제안서를 읽고 또 읽으면서 문제가 될만한 부분, 불쾌할 만한 부분은 없는지 여러 번 점검하고 드디어 전송했다. 그때까지 사업의 ㅅ 자도 모르는 평범한 대학생 이었던 나한테는 정말 큰 도전이었다. 첫 연락을 보내고 나서도 한동안 심장이 쿵쾅댔다. '이 사람이 거절하면 어떡하지? 내 의도를 오해해서 무슨 문제가 생기면 어떡하지?' 온갖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연락을 받은 전문가 중 절반 이상이 흔쾌히 수락해줬다. 물론 스팸 신고를 당하기도 하고 안좋은 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래도 어쨌든 몇 명의 전문가를 확보해 크몽에 서비스를 등록할 수 있었다. 



그렇게 첫 난관을 무사히 넘기자 두번째 난관이 생겼다. 크몽은 같은 서비스라도 가격이 다 다르다. 로고 디자인을 예로 들면 5만원에서부터 30만원까지 단가가 천차만별이다. 이는 크몽이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 제공 시스템인 것에서 발생한다. 1차 카테고리는 로고 디자인이라고 해도 시안은 몇 개인지, 이미지는 몇 개를 사용할건지, 상표 등록은 어떻게 할 건지 등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 따라서 크몽은 판매자에게 1:1 의뢰를 하기 전엔 정확한 가격을 파악하기 어려운 시스템이다.



대체 내가 등록한 서비스를 얼마에 올려야 적당한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일단 메인 페이지에 있는 가격은 다른 판매자들과 비교해서 저렴한 가격으로 해놨지만 1:1 문의가 오면 각 옵션당 얼마의 가격을 불러야 합리적인지 전혀 몰랐다. 일단 대충 괜찮다고 생각하는 가격을 불렀는데, 알고보니 그게 기존 판매자들보다 1.5~2배 이상 높은 가격이었다. 덕분에 서비스 등록 이후 첫 판매까지 2주 가까운 기간이 소요되었다. 신규 광고 버프로 문의는 많이 오는데 가격이 너무 비싸니 구매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후 여러 번 조사를 통해 합리적인 가격선을 찾았다. 나는 특별한 재능이 없으니 다른 판매자보다 조금 더 저렴하게 팔고, 조금 더 신속하고 친절하게 응답하겠다고 마음 먹었다. 하나하나 배워가며 최선을 다해 응대하다보니 첫 달 매출로 200만원이 넘는 돈을 벌 수 있었다. 




첫 달 매출 200만원, 이후 1년 동안 크몽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1000만원을 돌파했다. 회사 다니면서 병행하느라 크몽에 들인 시간을 평균 내면 하루 30분 정도 될 것이다. 하루 30분 일하고 월 100만원 이상의 수익. 꽤 괜찮은 금액이다. 이게 가능했던 이유는 내가 직접 노동하지 않고 아웃소싱 형태로 일한 덕분이다.  



아웃소싱으로 일했을 때의 장점은 시간 대비 수익이 높아진다는 것 &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진다는 것이다. 내가 가진 재능만으로 일하려고 한다면 그 범위는 한정적일 수 밖에 없다. 아무리 재능 많은 사람이라도 모든 분야를 잘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디자인을 예로 들자면 내가 직접 디자인했다면 디자인 구상-작업-작업물 전달까지 몇 배의 시간이 소요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웃소싱 업무 형태 덕분에 특별한 재능이 없는 내가 회사를 병행하면서 시간 대비 수익을 최고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이미 궤도에 오른 블로그와 크몽의 수입을 합치니 최소 200~많은달은 300 넘게도 찍혔다. 그야말로 월급만큼 벌게 된 것이다. 모두 내 자본 없이 시작된 일이라 마냥 신기했다. 중요한건 돈의 금액보다도 자신감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일단 무대포로 시작했는데, '이게 될까?'에서 '이게 되네!'라는 깨달음. 그렇게 본업과 크몽, 블로그 등을 병행하며 N잡러로 살아가게 되었다.




https://blog.naver.com/banbi13/222457679706





에 진심이었던 20대가

더 이상 돈을 지 않게 된 이야기


[1장. 재테크에 진심입니다 : 0원으로 창업해 월급만큼 벌어보았습니다. fin]











이전 06화 취업 5개월 차, 아파트를 샀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