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돈과 행복의 균형잡기 : 본업1
사업을 그만두니 나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2가지였다. 새로운 사업을 하거나, 새로운 회사에 들어가거나. 나는 후자를 택했다. 크게 3가지 이유가 있다.
1.아직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가 없음
2.직장생활에 대한 미련
3.포지션 분산의 필요성
먼저 아직 새롭게 하고 싶은 무언가가 없었다. 뭐라도 아이디어가 있어야 돈을 벌 수 있으니. 또 고작 10개월 밖에 못해본 직장 생활에 대한 미련도 있었다. 애초에 처음 사회에 나올 때부터 N잡러로 시작했다. 회사 생활보다 가치 있는 것들이 많다고 생각했던 내게 본업은 항상 후순위였다.
그런데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본업에 진심을 다하고 있지 않다 보니 항상 어딘가 허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퇴근 후의 내가 아무리 빛나고 멋있어도, 만족스럽지 못한 본업 때문에 종종 공허한 기분이 들곤 했다.
그만둘 땐 그만두더라도, 1년차 주니어때 그만두는 것과 어느 정도 연차가 차서 관리자급까지 해보고 그만두는건 분명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두번째 회사는 다소 빡센 곳으로 들어갔다. 원하던 직무였고, 바라던대로 일에서 성취감을 느끼며 열심히 일 했다. 첫번째 회사에서는 전혀 하지 않았던 야근이나 주말 출근도 종종 했다. 처음에는 '열심히 일하는 나' 에 취해서 마냥 즐겁기만 했다. 1년이 넘게 그런 생활을 하자 깨달은 바가 있었다.
1. 본업은 생각보다 정말 정말 많이 중요하다. 여기서 본업이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입하는 일을 말한다. 그 일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 나의 일상이 달라지며, 나아가 가치관과 성격까지 영향을 미친다. 본업은 반드시 자신이 성취감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
2. 아니다 싶으면 빠르게 그만 두자. 맞지 않는 일에서 오는 괴로움은 나의 장점과 자존감을 모조리 갉아먹을 수 있다. 나와 맞는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 기준은 이 일을 더 잘하고 싶고, 배우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가? 이다. 만약 NO라면 하루빨리 그만두는 게 시간과 에너지를 아끼는 길이다.
3. 나는 일에 있어 "성장"에 가장 큰 가치를 둔다. 이 길의 끝이 어디인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고, 그렇게 얻은 결과가 만족스러운지 그려보고 나서야 움직인다. 하지만 때로는 너무 많은 계산을 하느라 생각만 앞서고 실천이 더뎌질 수 있다. 어차피 생각한 대로 100% 흘러가는 일은 없다는 것을 항상 명심하자.
4. 큰 조직에 소속된 회사원으로 살아가는 것도 성장의 기회는 많다. 하지만 항상 언제 내쳐질지 모른다는 불안감 이 공존한다. 아무리 열심히 자기 계발을 하고 회사 생활에 공을 들인들 여기서 짤리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 또 출근 시간부터 업무적 결정까지 무엇 하나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답답함이 있다.
5. 프리랜서로 지내는 건 당장 하루 뒤의 미래조차 알 수 없다는 불안감 이 공존한다. 수입, 일의 형태, 고객 어느 하나 안정적인 것이 없다. 오늘 잘 벌어도 내일이면 수입 0원이 될 수도 있다. 또 회사라는 보호막 없이 맨몸으로 살아남으려면 필연적으로 사람들의 평가에 민감해져야 한다. 나의 생각과 의견을 다른 사람들이 좋아할지 아닐지 끊임없이 판단해야 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6. 결국 어느 일이나 일장일단은 존재하기 때문에 내가 견뎌낼 수 있는 불안감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이걸 머리로만 시뮬 돌려보고 납득하는 분들도 있지만, 나는 뭐든 직접 찍어먹어봐야 똥인지 된장인지 아는 스타일이기에 각종 시행착오를 겪으며 배워가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인이 된 지 4년 차, 그동안 직장인과 프리랜서, 사업 & 널널한 일과 빡센 일 & 적성에 맞는 일과 맞지 않는 일을 넘나들며 다양한 형태로 돈을 벌어봤다.
그리고 내린 결론. 회사에만 의존하면 안되겠지만, 회사라는 안정된 소속과 수입이 있으면서 회사 밖 일도 병행 하는 것이 나에겐 가장 이상적인 형태인 것 같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회사 + 프리랜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파트타임 직장인이 되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