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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비 Jan 24. 2024

문어발 투자자의 뼈아픈 손절 기록

2장.재테크 방황기 : 주식

우량주 장기투자라는 원칙을 가지고 튼튼한 기업 위주로 매수한 덕에 한동안 주식 수익률이 꽤 높았다. 다소 자만해진 나는 "잘 아는 것에만 투자한다"는 원칙을 깨고 이것저것 문어발 형식으로 투자하기 시작했다. 중국 주식, 코인, 아트테크, 원자재 등 핫하다는 투자 종목은 한번씩 다 찍어먹어 본 것 같다. 그중에서도 뼈아픈 손절의 경험을 줬던 몇 가지 종목들이 있다. 



1. 미국 주식 - 버진 갤럭틱

버진 갤럭틱은 민간 우주 여행 관련 기업이다. 티커도 우주(SPCACE)를 본딴 SPCE 이다. 2019년 10월에 상장했으며 우주 산업 회사 중 최초로 뉴욕 증시에 상장한 회사이다버진 갤럭틱은 계속 우상향 익절 뿐이던 미국 주식 투자 중에서 나에게 처음으로 손절의 아픔을 안겨준 주식이다.


미래 유망 산업이 우주 산업이라는 것에는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나 역시 그런 기대감을 안고 버진 갤럭틱을 매수했다. 2020년 2월에 매수했으니 나름  빠르게 매수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당시 버진갤럭틱 주가는 상장가의 4배 가까이 뛰며 우주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선반영하고 있었다. 


그런데 2020년 2월 말, 코로나가 터졌다. 우주여행은 커녕 해외여행도 못가게 된 시점에서 버진갤럭틱의 주가는 빠르게 하락했다. 내가 매수한 가격의 거의 반토막이 난 것이다. 




그 이후 버진갤럭틱은 지루한 횡보와 하락을 이어갔다. 비록 소액을 매수하긴 했지만, 코로나 위기에도 계좌 내의 다른 주식들은 모두 +인데 유일하게 최대 -50%를 찍고 있는 버진 갤럭틱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이 애물단지를 얼른 팔아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결국 버진 갤럭틱의 주가가 살짝 반등하던 때를 따라  -10%선에서 손절 완료. 더 슬픈 사실은 이후 버진 갤럭틱은 다시 최고점을 찍고 매수 금액을 거의 회복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확실히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우량주에 비해 등락이 심해 계속 보유했어도 마음 고생을 했을 것 같다. 


2. 미국 주식 - 각종 ETF들



두번째로는 각종 ETF들이다. 미국 주식 왕초보 시절 ETF의 좋은 점에 대해 많이 들었다. 초보 투자자에겐 ETF가 적합하다는 말에 종류별 ETF를 매수하기도 했다. 지금껏 매수매도한 ETF만 해도 10개 가까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ETF투자보단 개별주 투자에 집중하는 편이다. 아직 종잣돈의 규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분산 투자보다는 집중 투자가 낫겠다는 생각도 있고, ETF의 운용 수수료가 누적되면 장기 투자자인 나에게 결코 가볍지만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컸다. ETF중에서 수수료가 높은건 거의 1%가까이 되기도 하는데  실제 백테스팅을 해본 결과 수수료가 5년, 10년 누적된다면 생각보다 수익률을 많이 깎아먹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렇다고 ETF에 아예 투자를 하지 않는건 아니다. 현재 포트폴리오에도 1개의 ETF가 있다. 미국 주식 전체(S&P 500)를 담은 ETF라 "미국"이라는 국가에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매수하는 중이다. 미국 주식시장이 망하지 않는한 이 종목도 유지될 것이기에 나름 안정적인 ETF라고 생각 중이다. 또 수수료도 0.03%로 매우 저렴한 편이라 이런 ETF라면 ETF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했다고 생각해 꾸준히 가져갈 생각이다.


ETF는 여러 종목에 분산 투자하고 자동으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해준다는 편리한 점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집중 투자 개별주 투자가 더 잘 맞는 편이었다. 이런 깨달음도 여러 개의 ETF를 매수하고 또 매도하며 얻게 되었다. 



3. 팬케이크스왑



미국 주식이 소소한 손절이었다면 팬케이크스왑은 원금 대부분을 잃었으니, 가장 큰 손해를 본 투자 종목이다. 그동안 이것저것 투자했어도 파워 안정지향성이라 거의 손해 본 적이 없었는데, 유일하게 크게 손해 본 게 이 팬케이크스왑이다. 마지막에 잔고 확인했을 때 몇십만 원 손해났던 걸로 기억한다. 애초에 스왑, 디파이, 스테이킹 등의 개념도 100% 이해하지 못했으면서 그냥 좋다니까 투자한 내 잘못이라 누굴 탓할 수도 없었다. 





여러 종목을 손절하며 "잘 아는 종목에만 투자하자 & 우량주 장기투자" 의 원칙은 더욱 확고해졌다. 직접 투자해보고 돈을 잃어보니 얼마나 속이 쓰리던지. 다행히 돈이 많지 않던 대학생 & 사회초년생 시절이라 손절 금액 자체는 크지 않은 것이 천만 다행이라고 할까. 현재는 대부분을 정리하고 소수 종목에만 꾸준히 투자 중이니 자본주의 수업료를 제대로 낸 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에 진심이었던 20대가

더 이상 돈을 쫓 않게 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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