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제대로 퍼스널 브랜딩을 해서 찐팬 100명 이상 모아 강의, 컨설팅 수익 N백만 원 찍히는 경우
먼저 1번부터 살펴보자. 내가 블로그에 전념했던 2022년 기준으로 하루에 최소 2만 명의 방문자, 인플루언서 키워드 챌린지 상위권이어야 저 정도 수익이 나왔다.(지금은 더 치열해졌을 것이다) 이게 가능하려면 매일 포스팅 3개는 기본이다. 적은 날에도 하루 2개 포스팅~많게는 4,5개까지 포스팅하는 분들도 봤다. 물론 주말/공휴일 따위는 없다. 하루라도 포스팅을 쉬면 방문자가 내려가니까.
그렇다고 양만 채우기 위해 대충 포스팅을 작성하면 치열한 키워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글자 수도 많아야 되니 한 포스팅당 자료 조사부터 작성까지 아무리 적게 잡아도 2시간은 걸린다. 1일 3 포스팅을 한다고 하면 하루 6시간은 블로그에 쏟아야 한다. 6시간이라고 하면 근무 시간보다 적네,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매.일.매.일 3개씩 포스팅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매일 새로운 포스팅 주제를 3개씩 생각해야 한다.
그러려면 부지런히 키워드 검색을 하고, 머릿속에 하루종일 '오늘은 무슨 주제로 글 쓰지?' 뿐이어야 한다. 1일 1 포스팅도 어려운데 1일 3포스팅, 그것도 키워드에 걸리는 포스팅이라... 이게 가능한 사람이 얼마나 될까.
다음으로 2번, 블로그로 강의, 컨설팅하기다. 이것 역시 쉽지 않다. 일단 나를 진심으로 응원해 주는 이웃을 최소 100명은 모아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기꺼이 돈을 지불할 수 있도록, 나를 믿을 수 있도록 "글"로 보여줘야 한다.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당신이 나라는 사람을 믿을 수 있는지 부지런히 브랜딩을 해야 한다.
문제는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는 것이다. 1번의 경우 1일 3포스팅, 일 방문자 몇만 명이라는 지표라도 있지 2번은 그런 것도 없다. 유일하게 확인 가능한 지표는 공감.댓글수이다. 근데 매일매일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공감하는 글을 쓸 수 있지? 나를 더 좋아하고 믿게 할 수 있지?" 의식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설령 피나는 노력으로 찐팬들을 모았을지라도 사람들의 마음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 잘못했다가 유명 셀럽들이 나락으로 간 일이 얼마나 많았는지 생각해 보자.
근데 이걸 몇 달, 몇 년간 유지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길은 아닐 것이다. 블로그로 꾸준히 월 200 이상을 벌고자 한다면, 피나는 노력을 동반해야 한다. 흔한 블로그 돈 벌기 강의 홍보에서 보이는 것처럼 "집에서" "적은 시간으로" "쉽게" 돈 벌기는 불가능하다. 세상에 쉽게 돈 버는 방법은 없다. 게다가 블로그나 유튜브처럼 SNS로 돈을 버는 것은 단순히 노력한다고 해서 수익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 명확한 지표도 없다. 어느 날 네이버의 변덕에 블로그가 나락으로 갈 수 있는 리스크도 감수해야 한다.
프리랜서가 되면서 블로그로 월급 이상의 돈을 벌기 위해 1번. 정보성 블로그와 2번. 블로그 브랜딩 중 먼저 1번을 선택했다. 2번 브랜딩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니 당장 돈을 벌어야 하는 나에게는 막연해 보였다. 하지만 결국 오래가는 방법은 2번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에, 1번 정보성 블로그가 되면서도 나만의 색깔이 있도록 해야 했다.
취미로 쓰던 블로그와 직업으로써의 블로그는 정말 많이 달랐다. 앞서 말한 것처럼 주말/휴일 구분 없이 매일 3개의 포스팅을 올려야 했다. 그것도 정성스러운 정보성 글이 최소 1~2개는 포함되어야 했다. 그러려면 관심이 1도 가지 않는 글도 써야 했다. 그렇게 매일 몸과 머리를 혹사시키며 글을 써도 받는 보상은 기껏해야 애드포스트 몇 만 원 남짓. 언젠간 내 시급을 계산해 봤는데 생각보다 더 처참한 결과에 놀랐던 적이 있다.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고 싶어서 퇴사 후 프리랜서가 된 건데, 현실은 회사원 시절 반토막도 안 되는 월급에 주말에도 쉬지 못하고 일해야 했다. 이럴 거면 뭐 하러 퇴사한 거지? 현타가 왔다.
나도 한 때 블로그로 월 N백만 원씩 벌다 보니 이거 잘하면 본업으로 할 수도 있겠는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막상 블로그가 본업이 되니, 그 수입을 꾸준히 유지하기가 정말 어려웠고 회사 다니는 것보다 몇 배로 스트레스를 받았다. 회사에서 월 200만 원을 벌었을 때의 스트레스와 블로그로 월 200만 원을 벌었을 때의 스트레스를 비교하자면 압도적으로 후자가 높았다.
블로그로도, 회사 월급으로도 월 200 이상 벌어본 사람으로서 말하자면 블로그로 돈 벌기보다 월급 받기가 더 쉬웠다. 특히 그 수입을 꾸준히 유지해야 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이런저런 일을 다 해보고 내린 결론은, 블로그는 그냥 취미로 하자는 것이다. 블로그로 버는 돈은 추가 용돈 정도로만 생각하고 다른 고정 수입으로 생활하는 것이 가장 좋았다.
회사라는 고정 수입이 있는 상태에서 N잡러로 사는 것과 완전한 프리랜서로 사는 것은 천지 차이였다. N잡러로 사는 동안 기대 이상의 돈을 벌 수 있었던 건 회사 월급이 주는 안정감 덕분이었다. 수입이 끊길 일이 없으니 여유가 생기고, 그 여유를 바탕으로 다른 일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돈도 따라왔던 것이다.
하지만 고정 수입이 하나도 없는 100% 프리랜서가 되다 보니 모든 것이 불안정했다. 조급한 마음은 스트레스를 불러왔고 결과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쳤다. 나는 내 생각보다 더 안정적인 수입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으며 짧은 프리랜서 생활을 마무리하고 다시 회사로 돌아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