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랜 기간, 거의 1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자기 계발 붐이 있었다. 그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이 독서를 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독서에 실망했다. 독서를 하면, 그것 자체로 돈이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공부란 성취는 있지만, 그것 자체로 성과가 되지 않는다.
어떠한 성취가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input으로 소화해 낸 성취를 뛰어넘어, output 해낼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지, 얼마나 많은 자원이 들어갈지 알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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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put은 너무 쉽다. 그 공부하고 익히는 성취감에 도취되어 이것저것 배우는 것에만 중독되면 여기 기웃, 저기 기웃 한 명의 인간으로서 어떤 분야에서도 프로가 되지 못하게 된다. 당연한 이치다. 하나의 분야에 대해서 공부를 다 끝냈다면, 성과물을 내야 하는데, 그 과정은 길고 지루하고, 불확실하기 때문에 즐겁지 못하다. 그런 까닭에 자기 계발에 중독된 사람들은 input으로 인한 성취감에 빠져 성과를 내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게 걸맞은 가장 쉬운 예로, 백수가 헬스를 하면 안 된다는 말이 있는데, 헬스를 통해 성취감을 느끼면 다른 것에 소홀해진다는 뜻으로 성과를 내는 것에는 등한시하게 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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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느 시기는 반드시 이런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무한한 분야를 무한히 소화해 내는 시기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특히 예술을 하는 사람이라면 그렇다. 최근 힙합 분야는 오디션, 경쟁 프로그램으로 신인 루키들을 많이 뽑았다. 그런 루키들의 음악적 활동이 활발하지 못한 이유를 나는 input의 부족으로 인해 할 말이 다 떨어졌다는 점으로 해석한다. 주변에 예술 활동을 하는 동생들에게 예술가의 길을 걷기로 했다면, 자기가 선택한 예술의 표현법에 통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언가 담아낼 것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이것저것 많이 해보고, 책을 읽기를 추천한다.
또 예술이란 결국 사람의 마음, 감정을 움직이는 활동인데, 현재 자본주의만 봐도, 사람의 마음, 감정을 움직이는 마케팅이 본질을 뛰어넘어 사람들의 욕망을 자극하고 소비를 유도한다. 그러므로 할꺼라면 제대로 예술에 대해서 공부하고, 분석하고, 연구하길 권유하며, 예술을 손에서 놔버리는 순간이 와도, 사람들의 마음과 감정을 움직이기 위해서 공부했던 모든 것들이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 위한 중요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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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예술가가 아니더라도, 이것저것 해보며 "내가 해도 저거보단 잘하겠다."라거나 "사랑을 느끼는 분야"를 찾아내기 위해서 여러 가지 경험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각자 다른 재능이 있다. 물론 그 재능이 시대를 타고난 것인지 아닌지도 중요하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자신의 재능을 알고 살아가는 것과 모르고 살아가는 것에는 크나큰 차이가 있다. 그 재능을 시대가 요구하는 형태로 바꿔볼 수 있을지 누가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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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우리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갖는다. 사랑하는 것,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 무엇이든 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시대다. 시키는 것을 하고 살아갈 수도 있고, 별생각 없이 살아갈 수도 있고, 심지어 일을 안 하고도 어찌어찌 살아갈 수 있다.
단 하나의 가능성만 남겨두고 나머지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건, 아무것도 되지 않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는 하나의 분야에서 프로가 되고, 성과를 내고, 무언가 되기 위해서는 결국 이것저것 공부했던 사람이라도, 언젠가 반드시 모든 것의 가능성을 배제하고 하나를 선택해서 파고 들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