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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재은 Mar 11. 2024

커피를 끊어야 하는 이유

중년세계

 새해에 체기가 강하게 와서 먹은 것을 다 토하고 말았다. 새벽에 약 먹은 거, 물까지 토했다. 그러면서, 내가 평소에 건강관리를 잘 안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운동부족과 식습관의 문제였다. 아픈 이후로, 운동은 일주일에 세 번 정도 한 시간씩 걷고, 계단을 자주 이용했다. 지금은 이 습관을 지키고 있다. 그리고, 내가 먹는 것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커피였다. 얼마 전부터 나는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지 않는다. 카페 커피는 집에서 먹는 것보다 더 진했다. 어느 날인가, 카페에 다녀와서, 누군가 꼬집는 것처럼 몸이 따가웠다. 용기를 못 내고 있다가, 그 후로는 카페 커피를 줄였다. 그리고, 대체로 믹스커피를 하루 두 잔씩 마셨다. 그렇지만, 여전히, 몸은 건조하고 간지럽고, 따가웠다. 더불어, 식체도 잘 생기고, 두통도 잦았다. 30대에는 일어나지 않는 변화가 40이 넘고 생기고 있었다. 불안했다. 그래서, 나는 커피를 끊기로 했다. 처음에는 주변에서 커피 먹는 것이 너무나 부러웠다. 남편이 커피향기를 풍기며, 홀짝거릴 때는 '딱 한잔만 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지만, 나는 내 가족이 소중하고, 내가 건강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커피를 한 달 동안 마시지 않자, 내 몸에 작은 변화가 생겼다. 우선, 안구건조증이 많이 개선되었다. 하루에 서너 번씩 안약을 들이부어야 했던 나의 눈은 비로소 작은 안식을 얻었다. 두 번째로, 이뇨작용으로, 화장실을 자주 들락이던 것이 좋아졌다. 커피를 자주 마실 때는 1시간에 한번 화장실에 간 적도 있었다. 너무 자주 소변이 마려워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더불어, 장시간 차를 타는 일이 부담스럽기도 했다. 셋째로, 두통이 줄어들었다. 커피를 자주 마실 때는 소화가 잘 되지 않아서 그런지, 두통이 자주 왔다. 아마도, 위에서 커피가 위염을 일으켰던 것 같다. 넷째로, 몸이 건조해지는 것도 조금 좋아졌다. 아직도, 밤에는 몸이 간질간질하다. 겨울 동안 난방을 많이 틀어, 몸은 더욱 건조해졌다. 커피를 끊자, 낮에는 몸이 가려운 것이, 많이 좋아졌다. 아직, 평생 동안 커피를 입에도 대지 않는다는 확신은 없다. 아주 기분 좋은 기념일에는 나에게 딱 한잔의 커피를 허용할 생각이다. 그렇지만, 과거처럼 하루 2잔씩 매일 커피를 마시는 일은 다시는 하지 않을 생각이다. 우리의 몸은 점점 노화되어 가고 있다. 젊어서 아무것이나 먹고 즐길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 중년이 되면 그렇지 못하다. 가려야 할 음식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그중에 하나가 커피라는 것을 몸소 깨닫고 있는 중이다. 많은 곳에서 커피는 우리를 유혹한다. 나는 그 유혹에 허우적거려 내 몸을 돌보지 못했다. 어떤 이는 되려 커피가 뭘?이라고 퉁명스레 답할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자신이 민감한 편이라면 커피와는 거리를 두라고 말하고 싶다. 대신에 차를 마시는 것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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