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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의 용기,성장과희망
03화
엄마를 성장시켜준 첫 번째 키워드
독서로 시작한 육아
by
윤노엘
Sep 8. 2020
결혼하기 전에 남편은 꽃과 더불어 책 선물을 많이 해주었다.
때론 내가 필요하고 읽고 싶은 책을 이야기하면 사다 주곤 했다.
그 시절 좋아했던 책은 로맨스 소설이나 베스트셀러 중에서 눈에 띄는 책들을 주로 읽었다.
남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내가 제일 감동 깊게 읽었던 책이 있다.
하나는 조앤 리의 ‘스물셋에 사랑 마흔아홉의 성공’이란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인생이란 타인의 눈높이에 맞춰 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선택하고 또 그 선택에 책임지며 살아야 하는 거구나. 그리고 그 안에서 행복하기 위해 서로 노력해야 하는 거구 나를 느꼈다.
순수한 신부님과의 사랑도 파격적이었지만 진실된 사랑은 스스로가 선택하는 것이라는 것도…….
그리고 또 한 권은 이상헌 칼럼니스트의 ‘행복한 가정 만들기’였다.
결혼을 앞둔 적령기라서였을까?
솔직 담백하게 써 내려간 칼럼식 글들을 읽으며 내가 만들 미래의 가정을 이 글들처럼만 만들어가도 참 좋겠다 싶어서 남편에게도 권했던 책이다.
결혼 이후 아기 키우느라 편안히 책 읽을 시간은 없었지만 매달 첫째 주가 되면 남편은 좋은 생각을 슬며시 건네주곤 했다. 길지 않은 글들 읽으며 마음을 다스리라는 뜻이었겠지.
하지만 나에게 지금 필요한 건 궁금한 것들을 알려주는 육아서적들인 것을.
지금처럼 핸드폰과 가깝게 지낼 수 있는 시절이었다면 아마 나는 책을 가까이 안 했을지도 모른다.
그 시절엔 삐삐에서 무전기 같은 핸드폰으로 넘어가던 시절,
컴퓨터도 DOS에서 윈도로 겨우 넘어가서 상용화되고 있던 시점이었다.
남편 혼자 외벌이에 깨알 같은 가계부에 하나라도 누수가 될까 나에게 투자하는 것은 아예 차단을 하고 살았으니 책 한 권 사는 것도 나에겐 아까웠다.
그래도 깊이 생각하면 늘 방법은 보이는 법.
집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비디오와 책을 함께 대여해주는 친절한 가게가 떠올랐다.
몇 백 원만 주면 책 한 권을 일주일 정도 볼 수 있으니 아기를 잠깐 재우고 빠르게 다녀오면 가벼운 주머니에 정보를 얻을 책을 읽을 수 있겠구나 싶어서 바로 실천을 해보았다.
몇 권의 육아서적을 고르고 돌아 나오는데 재밌는 제목이 눈에 들어왔다.
‘50만 원으로 50억을 번 여자’
“뭐지? 재미있는 제목이네. 한번 빌려가서 볼까?”
대여료가 워낙 싸니깐 한 권 더 빌리는 건 그렇게 고민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렇게 아이를 재우고 짬짬이 읽었던 책들은 나에겐 좋은 선생님이 되고 용기를 주었다.
“세상의 모든 엄마는 초보인데 ,
뭐 다 잘할 수 있겠어?
하다 보면 베테랑 엄마가 되겠지. “
그렇게 나는 책 속의 육아 방법들을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며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데 자신감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 당시 읽었던 책이 시찌다 마꼬또 박사님의
‘0세 교육’이란 책을 보고
‘가만히 누워있는 아기도 두뇌활동을 하는구나. 뱃속에서도 이미 다 듣고 있었고 다 보고 있었기에 태교를 그렇게 하라고 옛 어른들이 말씀하셨구나!’ 이해하기 시작했다.
잘하면 내 아이도 내가 영재로 만들 수도 있겠다는 자신감에 당장 아이가 누워서 바라보는 모빌을 내 손으로 그려보았다.
흑백 한 세트, 컬러 한 세트.
그리고 낚싯줄에 하나씩 균형 맞춰 걸고 아이가 눈을 뜨면 매일 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
엄마가 책을 통해 얻은 지식으로 아이에게 처음으로 무언가를 해주었다는 생각에 마음이 뿌듯했다.
자신감이 점점 생겨나서 무엇이든 새로운 것은 실천해보고 또 경험해보고자 하는 실험정신이 강한 사실은 그리 새롭게 할 만한 것이 없으니 재미로 하나하나 해보았던 것이 결국은 나를 영재교육의 길로 걸어가게 만들었나 보다. 점점 나만의 교육관이 생겨났다.
아기는 꼭 누구의 손에 맡기지 않고 내 손으로 키우리라 단단히 다짐했던 것도 책의 영향이 가장 컸다.
그리고 책 반납일이 돌아오면서 호기심에 골라왔던 ‘50만 원으로 50억을 번 여자’를 읽었다.
어린 시절부터 찬찬히 필자의 인생 스토리를 꼭꼭 눌러 담은 책은 편안하게 읽혔다.
나와 같은 트리플 A형이면서도 자신의 삶을 당당히 만들어가며 유학원 대표가 되기까지의 이야기는
내성적인 여성도 사회생활을 잘 해낼 수 있는 CEO가 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하나의 문장이 머릿속에 강하게 남았다.
“나는 파출부가 되더라도 최고의 파출부가 될 것이다.”
누구나 자신을 하찮게 생각지 말고 어떤 위치에서라도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었다.
그래야 사람들은 그 사람을 깔보거나 함부로 대하지 않게 된다고.
우리는 집에서 아이 돌보고 전업주부로 집안에서만 머물게 되면 스스로 그릇이 작아지고 위축되어 지내는 경우들이 많다. 때로는 남편 혼자 벌어오는 땀방울의 돈을 아무 노동 없이 혼자서 쓰는 것이 미안해서 나를 위해 투자하지 못하고 자식과 남편만을 위해 쓰고 또 모은다.
바로 내 모습이었다.
결혼 전 맞벌이할 때는 그나마 필요한 책 한 권 , 화장품 하나 당당하게 사 쓰던 내가 어느 순간 나를 위한 것들에 투자를 하지 못하고 어떻게든 절약에 절약만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 집안일을 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하는 것보다 최선을 다해보자.
남편이 감사할 정도로 그리고 즐겁게 해 보자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전업주부도 꾸밀 수도 있어야 하고 당당해질 필요도 있지.
나 스스로가 위축되어 있으면 누구도 날 위해주지 못할 거야. 내가 나를 위해 주자.
그다음 날 백화점 나들이를 갔다.
용기 내서 옷을 샀다. 외출용으로 입을 수 있는 편안한 옷으로.
자신감이 조금 생겨났다. 이제 아기와 외출도 하고 예쁜 엄마 모습으로 함께 다닐게.
다이어트도 조금씩 해야겠어. 그래야 엄마도 더 당당해질 것 같아.
서서히 나를 찾고 자신감을 찾으며 육아에 익숙해져 가고 있었다.
살림의 여왕, 내조의 여왕, 육아의 여왕이 되어보리라.
그때 서정희 씨의 살림 노하우를 담은 책이 1권, 2권이 나오면서 그 책만은 소장하고 읽고 싶어서 남편을 졸라서 사달라고 하였다. 매뉴얼처럼 끼고 보면서 다 따라 할 순 없지만 스스로 해내려고 노력했다.
서정희 씨도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서는 헌신했던 시절이 있었으니깐 이렇게 책을 썼겠지 싶어서.
천을 사서 커튼도 만들고
격자무늬 창문이 갖고 싶어서 혼자 우드락 잘라서 창틀도 만들고
제일 해보고 싶었던 아기와의 커플룩도 만들어서 입어보고.
그 시절 나의 목표는 서정희 따라잡기였다.
아기에게 작은 고구마 한 조각을 간식으로 줄 때에도 겹겹이 플레이팅 해서 우아하게 먹였던 것이 참 정성스럽게 느껴졌다. 가족을 위해서 정성스러운 테이블 세팅을 하고 시각적으로 먼저 만족을 주리라.
그때부터 은근히 그릇 욕심도 생겨났나 보다. 요리에 재미도 붙이고 김치도 직접 담아먹었다.
가족의 건강은 내 손 끝에…….라는 생각으로 정갈한 음식을 만들어내고자 노력했다.
요즘은 요리를 잘하지 못한다.
바쁘기도 하고 맛있게 먹어줄 내 아이들이 멀리 있기도 하지만 가끔 아이들이 집에 오는 날이면 예전 엄마의 정성을 담아서 하나하나 예쁘게 담아내려고 노력한다.
그때의 그 시절 엄마 모습을 기억해주길 바라며…….
keyword
육아
엄마
독서
Brunch Book
한 걸음의 용기,성장과희망
01
한걸음의 용기
02
꿈... 꼭 있어야만 하나요?
03
엄마를 성장시켜준 첫 번째 키워드
04
내가 나누어 줄 수 있는 가치 있는 일
05
성장..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
한 걸음의 용기,성장과희망
brunch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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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노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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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와 부모의 동반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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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노엘의 브런치입니다. 좋은 부모가 되고싶어 교육에 관심을 가졌고 이제는 좋은 내가 되고 싶어 인문학을 공부하고 고전을 읽고 쓰는 삶을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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