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채워지는 걸까?
비워내는 걸까?
어느 때는 채워도 채워도 부족한 게 인생인 것 같고
어느 때는 비워도 비워도 비워내야 할 것이 많은 것이 인생인 것 같다.
아직 나의 인생은 채우는 것도 가득 차지 못했지만
비워냄도 깨끗이 비워내지 못했음을 나는 잘 알고 있다.
열심히 살아온듯한데 무엇하나 만족스러운 것이 없는 삶이다.
가끔 신이 인간에게 시련을 주시는 것은 교만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해석해 본다.
우리 인간의 모습이 얼마나 보잘것없고 나약한지를 알라고 말해 주신다.
스스로를 알고 살아가란 뜻 이리라.
밤새 장맛비가 내렸다.
시원하게 쏟아붓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내 머릿속의 상념들도
내 마음속의 잡념들도
모두 함께 씻겨지길 바란다.
작은 것들에 상처 받고 그렇게 또 한 번 마음의 문을 닫아걸었던 나를 반성해보며
빗소리에 나도 모르게 닫아둔 빗장을 살짜기 풀어본다.
내가 참 어리석었구나.
내가 생각이 짧았구나.
내가 경솔했구나.
내가 너그럽지 못했구나.
모든 것이 나의 문제였다는 것을 조용히 깨닫게 된다.
참 어리석고 부족한 인생이여..
언제쯤 나의 삶은 채움과 비움이 조화롭게 균형이 잡힌 너그러운 삶이 될까?
빗소리 들으며 곰곰 생각해본다.
내일이면
오늘보다
조금은 더 가벼워져있길
조금은 더 비워져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