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에도 힘 조절이 필요하다

산을 오르듯 아이들을 대할 것

by 윤노엘

날씨가 좋은 계절에는 어김없이 사람들이 산을 오른다.

세상의 운동 중에 유일하게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은 걷기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건강을 위해서라도 꼭 걷기를 해야만 하는 나이가 되었다. 그래서 나도 산을 오르고 둘레 길을 걷는다. 가벼운 동네 산들이야 크게 부담 없이 오를 수 있지만 이름 있는 명산이나 국립공원 산들은 산이 주는 묘한 매력들이 가득하다. 걸음걸음 숨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경사를 만날 때도 있고 오르막을 숨 가쁘게 올랐으니 이제 쉬엄쉬엄 걸으라고 상처럼 주어지는 숲 속 오솔길도 만나게 된다. 그럴 때면 별 것 아닌 듯 하지만 자연 이주는 그리고 길이 주는 선물에 마음속에서 감사함과 행복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을 걷다 보면 여러 가지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당장 해야 하는 일들보다는 평소에 생각지도 못했던 것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옛 생각들이 문득문득 떠올라서 잠시 침묵 속에 깊은 생각에 빠져들기도 한다.

길이 주는 가르침일까?

그래서 나는 길을 걷는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침묵 속에 걷기를 좋아한다.

내가 산티아고를 걷겠다는 버킷을 만든 것도 아마 이런 이유가 아닐까 싶다.

걷기를 좋아하는 나에게 남편이 등산용 스틱을 선물로 사주었다.

스틱을 짚지 않고 산을 오를 때는 턱까지 숨이 차면 앞에서 끌어주기도 하고 뒤에서 밀어주기도 하고 어떨 때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힘든 내색을 온몸으로 표현도 하였다. 그런데 참 신기한 것은 스틱을 짚으면 산을 오르면 확실히 힘이 덜 느껴진다. 그리고 그렇게 숨 고르기 하며 오르지 않아도 쉽게 경사진 산을 오를 수가 있는 나를 본다. 체중의 분산이 힘든 것을 덜어 주는 게 분명한 것이다.

그리고 횟수가 반복될수록 스스로 덜 힘들게 오르는 방법들을 내가 몸으로 배워간다는 것을 느낀다.

나는 아이들을 끌어주는 육아나 교육도 산을 오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목표는 행복한 자녀로 잘 성장하기 위해서 목표를 설정하고 아이들이 지치지 않게 목표에 도달하길 바라고 그렇게 성장을 시키려 노력한다. 하지만 때로는 내 생각과 다르게 아이들이 안 하겠다고 못하겠다고 맘대로 하라는 식으로 버티거나 멈춰서 버리면 부모로서 당황스럽고 화가 나기도 한다.

눈앞에 올라가야 할 오르막이 아직도 많이 남았는데 그냥 주저앉아 걸음을 옮겨놓지 않으려 하면 애가 타기도 한다.

그럴 때면 산을 오르듯이 숨 고르기 한다고 생각하고 잠시 멈추어 서서 쉬어보면 어떨까?

물 한 모금 마시며 주변을 둘러보면 지금까지 걸어온 길만 해도 칭찬받을 만큼 대견하다 생각될 때도 있다.

‘지금까지 잘해왔어. 너무 멋진데. 힘들면 잠시 쉬어도 돼.

그리고 다시 걸을 수 있을 때 천천히 정상을 향해 걸어보는 거야.

네가 준비될 때까지 엄마는 충분히 기다려 줄 수 있단다. 멈추지만 말고 한 걸음씩만 내 딛으면 돼.

그러면 너는 충분히 할 수 있을 거야.‘

그렇게 응원하다 보면 아이는 다시 일어서서 걸어갈 용기를 얻을 것이다.

그리고 등산용 스틱 같은 힘든 걸음에 힘을 덜어줄 수 있는 것을 선물해보면 어떨까?

정말 힘들어하는 것이 있다면 개인 컨설팅을 통해 힘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아이가 원하는 보상이 있다면 성취 후 충분한 보상을.

걸음을 옮길 때 힘이 될 만한 목표를.

각자가 생각하는 스틱에 해당하는 것들을 하나씩 정해 보는 것도 힘을 얻는 중요한 방법이 될 것이다.

가끔은 최대한 보폭을 적게 해서 에너지를 덜 소모하는 걸음으로 걸어야만 덜 지칠 때가 있다.

때로는 큰 보폭으로 성큼성큼 걸어가도 힘들지 않은 길들을 만날 때도 있다.

바닥만 보며 걷다가 중간중간 허리를 펴고 먼 산을 올려다보거나 내가 걸어온 길을 바라볼 때 스스로가 대견함을 느낄 때도 있다. 그럴 때 우리는 자신감이 생긴다.

너무 발끝만 바라보며 걷도록 해서는 안 된다.

자녀들이 허리를 펴고 내가 올라가야 할 목표를 바라볼 수 있도록 해주어야만 한다.

내가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칭찬과 격려를 통해 자신감을 한번 더 가지고 걸음을 옮길 수 있도록 해주어야만 한다. 가끔은 지칠 때 보폭을 줄여서 걸을 수 있는 여유로운 마음도 가질 수 있게 도와주어야만 한다.

자녀와 함께 걸어가는 육아와 자녀교육의 길 위에서 아이도 엄마도 지치지 않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서로의 힘 조절이 간절히 필요하다. 매일의 똑같은 일상도 힘든데 똑같은 잔소리에 똑같은 결과를 자꾸만 요구하다 보면 누군가는 지쳐서 일어날 기운을 잃게 된다.


엄마가 되든

자녀가 되든

우리는 인생을 긴 마라톤에 비유를 한다.

육아와 자녀교육도 누구보다 지치기 힘든 마라톤이다.

그렇다고 중간에 포기하는 것은 신이 주신 귀한 선물을 거부하고 포기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녀와 함께 하는 길 위에 서있다.

누구보다 지치지 않도록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어야만 한다.

손잡고 걷기도 하고

엉덩이를 밀어 줄 때도 있고

앞선 걸음에 박수를 쳐줄 수도 있는 여유로운 엄마가 되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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